모던 보빙사

모던 보빙사 EP3 - BEEF

버드나무맨 2023. 8. 27. 18:30

- 집을 구했다. 사실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LA라는 동네를 잘 이해하지 못한 채 그냥 회사에서의 거리를 기준으로 집 후보를 정하고 둘러보러 다녔는데 그러다보니 정말 동네의 성격이 엄청 달랐다. 

- 내가 처음 숙소를 구한 동네도 나중에 알고보니 꽤 질이 좋지 않은 동네였다. 지난 글에서 <플로리다 프로젝트>같았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동네였다.  이런 동네를 가면, 나를 보기만 해도 "너는 신뢰가 간다!"라고 하면서 바로 집계약을 하려고 해서 오히려 내가 당황스러웠다. 문신없는 사람을 보기 꽤나 어려운 동네였다. 

- 그런 동네에서 나를 픽업한 우버 기사님은 젊은 친구 절대 거기 살지 말라고 했다. 텍사스를 사랑하는 아저씨였는데 내 걱정과 나라를 팔아먹는 민주당 걱정을 엄청 하셨다. 다른 분은 한국 분이었는데 오렌지카운티를 추천하셨다. 다운타운 쪽은 진짜 낮에 오라고 해도 가는 동네가 되었다고 한다. LA 진짜 살면 되는 곳들이 많은 같다. 까딱하다 목숨이 날아갈 있다. 

 

- 그런 점에서 넷플릭스의 <BEEF 성난 사람들>은 진짜 명작이다. 양극화되는 LA의 현실을 정말 잘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인물의 결핍과 그로 인한 이상행동들이 각 캐릭터를 정말 실감나게 만든다. "왜 나는 이렇게 생겨먹었을까?"를 고민한 적 있는 특이한 사람들에게 꼭 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작품이다. 나쁜짓에서 시작해 그 나쁜짓의 근원을 찾아 대디이슈까지 파고 들어 대파국에 이르는 스토리 전개는 참으로 참신하고 사실적이다. 특히 EP 8에서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부모님과 갈등 있는 친구들의 증언과 소름끼칠정도로 닮아 있어 정말 기가막히다고 생각했다. 

수난이대에서 모티브를 따오지 않았을까..

- 다른  드라이버 2026년까지 미국을 떠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베트남, 태국을 고려하고 있길래 한국을 말해줬다. 한국의 이태원은 네가 상상하는 꿈의 동네라고 희망을 불어넣어줬다.

-  집을 보러 중국인들이 사는 동네에 갔는데 집주인 할머니가 영어를 마디도 못하셔서 손짓발짓 써가며 대화를 했다. 그러다가 아이폰의 번역 앱이 생각나서 켰는데 기가 막혔다. 대면 기능을 쓰면 진짜 대화하듯이 번역을 주고 받을 있다. 화면이 각자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돌아간다는 점이 정말 애플다운 디자인이라 생각했다. 나중에 오신 집주인 할아버지가 이거 너무 신기하다고 어떻게 있냐고 물어봐서 구경 끝나고 남아서 핸드폰 사용법 가르쳐드렸다. 잘생겼고 착하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예뻐해주시며 배랑 천도복숭아도 잘라주셨다. 빨리 가야한다고 말씀드리니 할머니가 할아버지한테 빨리 깎으라고 다그치는데 중국 문화에서는 여자가 기가 훨씬 세다고 것을 기억이 났다..과일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본인은 김정은 싫어하는 중국인이라고 이야기해주셨다. 아주 나쁜 놈이라고.. ㅋㅋ집주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닮아 마음이 찡했다. 정말 환대해주셨지만 거리가 멀어 다른 곳으로 구했다.  중학교 배운 중국어 마디만으로도 너무 반가워하는 것을 보며, 언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다행히 좋은 동네에 있는 곳의 방 하나를 얻게 되어 입주하게 되었다. 집주인 아주머니는 깐깐한 중국인 아주머니인데 그래서 집과 방이 매우 깨끗하다. 그리고 동네가 정말 좋다. 

- LA에서 좋은 동네에 오면 일단 동네의 색깔이 다르다. 못 사는 동네는 흙바닭이 많아 동네 전체가 흙빛을 띤다. 잘 사는 동네는 정원, 가로수, 공원 등등 곳곳에 초록색이 있다. 예전에 미국의 빈부격차를 다루는 글을 보면서 가난한 동네의 생활환경을 "사막"에 빗대는 표현을 많이 봤었는데 정말 정확한 표현이다. 하다못해 마트를 가도 삭막함과 풍요로움이 적나라하게 대비된다. 

- 하지만 잘 사는 동네여도 해가 떨어지면 웬만해서는 밖에 나가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저녁이 있는 삶을 맞이하게 되는데, 꼭 우리나라 시골 같아서 9시 되면 조용해지고 왠지 자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집이 큰데 인적도 드물다보니 집을 지켜주는 개를 키우는 것이 정말 든든한다는 점에서도 한국의 시골을 많이 닮아있다. 

 

 

- 아시아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 가면 85도씨 베이커리라는 곳이 있다. (굉장히 한국적인 분위기여서 한국 카페인줄 알았는데 대만 카페체인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버블티는 MZ의 아이코닉한 음료(?) 약간 우리나라의 탕후루같은 느낌이 있는데, 보바라 부른다. 카페에 앉아있는데 박재범 가나다라가 나오고 뉴진스 ZERO가 나온다. 뉴진스가 부르는 코카콜라 맛있다를 미국땅에서 듣다니.. 국뽕이 차오른다.

- 미국에서는 카페에 충전할 곳이 없는 경우가 많아 구글 맵으로 작업하기 좋은 곳인지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 그리고 여기도 All Gender Restroom이 있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게 한국의 남녀 공용화장실과 무엇이 다른가 싶었다. 잘 정돈된 공항에서 볼 때랑 여기서 보는 All Gender Restroom은 좀 느낌이 다르다..

- 미국에서 생활하며 힘든 것 중에 하나가 문을 밀거나, 뚜껑을 따거나, 샴푸를 누르거나, 버블티를 뚫을 때 한국에서 하던 것보다 거짓말 안하고 3~4배 힘을 줘야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고장난 줄 알고 돌려보고 뒤집어보고 별 시도들 다해봤는데 그냥 내가 아는 방법대로 좀 더 힘을 더 실으면 된다. (그러다가 버블티도 튀어서 휴지로 닦았다.)

- 진짜 보행환경 말도 안 된다. 처음에 보행자 횡단보도 신호가 무슨의미인줄 몰라서 헷갈렸는데 여기는 저렇게 하얀 사람이 나오면 건너갈 수 있다. 미국, 특히 LA는 도시계획을 할 때 블록단위로 설계하다보니 매우 많은 교차로가 있는데 그 교차로마다 저 버튼을 눌러야지만 횡단보도에 불이 들어온다. 누르면 각 차의 진행방향을 1회 돌고나서야 불이 켜지는데 진짜 개빡친다. 심지어 저런 보행자 신호등조차 없는 경우도 많다.

- 이 나라의 교통 법규는 정말 특이하다. 큰 틀에서 말하자면 하지 말라는 것 빼고는 다 된다. 좌회전도 기본이 비보호 좌회전이다. 유턴도 하지말라는 곳 빼고는 다 되고 중앙선을 가로 질러 반대방향에 합류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은 도로를 끼고 상점이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반대차선에서 가로질러 입구로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진출차선?이라는 차선이 있는데 이 차선은 상점에 진입하려는 양방향의 차가 모두 있을 수 있는 정말 독특한 제도다.

- 이 나라의 운전문화는 이러한 운전 법규와 정말 잘 어울린다. 일단 주택가에 있는 도로의 교차로에는 항상 STOP 사인이 있는데 여기서는 완전 정지 상태로 3초를 멈춰야 한다. 3초를 멈추면, 먼저 멈춘 순서대로 각 챠량이 눈치껏 간다. 이 때 좌회전, 우회전 뭐 알아서 한다. 그래서 먼저 가라고 손짓으로 사인을 주기도 하고 고맙다고 인사를 하기도 하는데 정말 여유롭다. 회전 교차로만 해도 온갖 난리가 나는 한국에서 운전하다온 나로서는 정말 생소한 광경이다. 한국이 고맥락 사회, 미국이 저맥락 사회라는데 운전에 있어서는 반대인 듯.

- 그리고 STOP 사인이나 스쿨존 진짜 잘 지킨다. 이 나라는 아이들과 관련된 일에 있어서는 들이는 정성이 다르다. 이렇게 아이들에 진심인 나라에서도 총기 사고는 못 잡는 것을 보면 총기 사고는 이미 out of control이라고 보는 편이... 스쿨버스도 진짜 짱짱하게 생겼다. 

- 운전하다보면 정말 별별차가 많이 다닌다. 뒷범퍼 날아가서 내부가 다 보이는 차같이 심각하게 파손된 차들이 많이 보이는데 이 곳에서는 차가 없으면 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보니 수리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일단 굴러가면 끌고 나오는 것 같다. 

 

- 날씨가 주구장창 좋다. 정말 주구장창 좋아서 온갖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그냥 구름 한점 없이 화창 그 자체다. 한대수 - 행복의 나라로의 가사가 생각난다. "나는 살겠소~ 태양만 비친다면~."늙어서 관절 안 좋아지면 캘리포니아만큼 살기 좋은 동네가 없을 것 같다. 흰둥이 한 마리 데리고 산책하면서 지내기 정말 좋은 동네다.

날씨 떼다 팔고 싶다. 

- 미국은 테니스 코트가 남는다. 진짜 코트도 남고, 수영장도 남고, 축구장도 남고, 야구장도 남는다. 이 남는 땅 떼다가 한국의 열심히 사는 젊은이들에게 좀 나눠주고 싶다. 이곳은 코트는 많은데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 그래서 리그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곳이 있다. 돈을 얼마를 내면 매칭을 시켜주는데, 그냥 연습상대를 매칭시켜주는 서비스도 있고 아예 시즌을 정해놓고 랭킹 게임을 통해 리그에 참여할 수 있게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실력, 선호하는 장소(홈 코트라 표현한다.) 주당 가능한 플레이 횟수, 실력 등을 넣으면 매칭해준다. 리그를 운영한다는게 꽤 재밌는 기획인 것 같아 한국에도 도입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가 한국의 코트 예약의 난이도를 생각하고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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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에 있는 자판기에는 당연히 철창이 쳐져있다. 미국에서 야외에 노출되어 있는 상품 판매대는 정말 못 미덥게 생겼다. 구색이 조금만 괜찮으면 털리니 어떻게 보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미국스러운 모습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공중전화인데 밑에 무슨 시한폭탄같은 가방이 달려있어서...갑자기 전화가 울리고 전화를 받으면 저 가방을 들고 시속 80mph이상으로 쉬지 않고 달려가야할 것만 같은 느낌..

- 지진났는데 정말 별일 없다. 심지어 재난 문자도 오지 않는다. 반면 허리케인이 캘리포니아를 지나간다고 난리였었는데 (무려 84년만의 일이라고 한다. ) 진짜 한국인 기준에서 봤을 때는 장마 기간의 하루만큼도 오지 않는 수준이었다. 지진은 자주 일어나고 (그래서 높은 건물이 없다고 한다.) 8월에 비가 오는 것 자체가 엄청 이례적인 동네라고 하니 이러한 반응이 이해가 된다.

 

- 미국에서 택배 도난 많다길래 어떻게 두는지 궁금했는데 일단 게이트를 통과한다음에 큰 기둥 뒤에 물건을 가려놓는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배송받는 시간이나 날짜를 조정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실시간을 배송 현황을 알려준다. 

- 이 나라는 신용카드의 나라이다. 우리나라 서비스에서는 신용카드 요구해도 체크카드 넣고 대충 넘어가는게 가능했는데 여기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특히 차를 빌릴 때처럼 뒤에 비용을 청구할 일이 있는 경우에는 철저하다.

 

중고차를 샀다. 도요타 캠리!

- 캠리, 승차감이 정말 좋다. 깜짝 놀랐다. 정말 괜히 도요타가 북미시장을 장악한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동급의 다른 차량들도 타봤는데 캠리의 압승이었다. 정말 차가 잘 나가는 느낌?

- 라디오코리아에 올라온 매물을 구입했는데 차주 분이 굉장히 재밌었다. 중고차를 사면서 중고차를 살 때, 연식, 마일 등의 기본적인 사항을 제외하고는 보험사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전 차주가 기혼인지,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등을 반영하면 왠지 좀 더 현명한 구매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내가 산 차에는 카시트가 있었다. 그리고 이 차를 타고 차주 분과 함께 수표를 맡기러 은행에 갔는데 동승한 아기가 이 차를 떠내본다고 하니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서 확실히 구매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 자동차보험을 가입하는데, 정말 편하다. 사실 다이렉트 보험은 한국도 잘 되어 있긴한데 미국의 다이렉트 보험은 좀 더 덜 광고스럽다. GEICO나 PROGRESSIVE를 많이 사용하는데 정말 UX가 잘 설계되어 있다. 보험 가입을 위해 필요한 질문들이 하나씩 제시되고 그에 대한 답을 하면서 견적을 받는데 굉장히 직관적이고 군더더기가 없다. 뭘 더 가입해라 말라는 말 없이 딱 필요한 것들만 제출하면 딱딱 결과가 나와 편하다. 팔아야할 때와 팔지 말아야할 때를 정말 잘 알고 만든 것 같은 서비스. 괜히 워런 버핏이 좋아하는 기업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 미국에서 큰 돈을 전달하는 일은 매우매우 귀찮다. 진짜 영화에나오는 것 같은 백지 수표에 서명과 금액을 적어 은행에 맡기는데 이러한 Personal Check 같은 경우에는 사기치는 경우가 많아서 잘 안 쓴다고 한다. 내가 봐도 사기 치기 쉽게 생겼다. 무슨 종이 쪼가리에 숫자랑 서명해서 넘기는 식인데 은행에 맡기면 무슨 체크 확인하는 기계에 넣고 확인하는 것 같긴한데 영 못 미덥다. 

 

- SMS를 활용한 마케팅이 정말 잘 되어 있는데, "STOP"이라고 문자 보내면 더 이상 안 보내는 시스템 너무 좋다. 구글 이메일 수신거부도 그렇고 뭔가 법적으로 이렇게 하도록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사용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편리하다. 우리나라같았으면 링크 보내고 클릭해서 거기서 선택하라고 했을 것 같은데 SMS 상에서 웬만한 의사결정이 다 이뤄지도록 설계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 음성사서함도 써봤다. 전화 안 받으면 음성 메시지 남긴다.

 

<미국의 마트>

트레이더조

- 가면 정말 기분이 좋다. 가장 캘리포니아스러운 매장이랄까? 매장 분위기도 굉장히 편하면서 밝고 명랑하다. 저 폰트 느낌 그대로다. 약간 학교 교실같은 밝고 명랑한 분위기에 일하는 점원 분들도 명랑한 파란 셔츠, 반팔 유니폼을 입고 있다.여기는 점원의 연령대가 정말 다양한게 흥미롭다. 내 물건 계산해주던 분은 백발의 나이든 중년의 아저씨였는데 한국에서는 이런 연령 및 성별의 마트 점원을 본 적이 없다보니 꽤나 새로웠다.

- 딱 들어가는 순간,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느껴진다. 약간 콤부차 좋아할 것 같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미국에서 내가 사는 동네가 괜찮은 동네인지 알아보려면 트레이더조가 얼마나 가까운지 알아보면 된다. 

- 캘리포니아답게 와인이 많다. 진판델 와인 하나를 사서 먹어봤는데 너무 스파이시해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오히려 한국에서 먹었던 진판델 와인이 입에 착 감겼던 것 같은데..

- 꽃을 너무 트레이더조스럽게 잘 디스플레이하고 있어서...정말 트레이더조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가 일관되게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 유기농 제품을 많이 판매해서 비싼 줄 알았는데 다른 마트랑 비교해봐도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어떻게 공급망을 만들고 관리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 후무스 같은 스프레드류가 많다. 여기서는 싸고 맛있는 후무스를 많이 먹을 수 있다. 

H마트

- H마트는 H마트 그 이상이다. 일단한국음식 종류가 어어어엄청 많다. 진짜 없는게 없다. 야채도 한국 야채는 따로 판다. 그래서 상추, 깻잎, 대파 같은 한국적인 채소들을 쉽게 구할 수 있다. 회도 팔고, 매운탕용 생선도 따로 팔고 물회도 판다. 냉면은 한국에 있는 슈퍼보다 종류가 더 많다. 

- 마트의 인터페이스가 굉장히 한국의 마트들을 닮아있는데, 그래서 다른 미국의 마트들보다 친절하고 잘 정돈된 느낌을 준다. 코스트코가 가장 창고형 매장같고, 월마트가 그보다 좀 덜하다면 H마트는 진짜 너무 예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래서 H마트는 단순히 한국음식을 파는 그 이상으로서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 떡볶이, 사골곰탕 같은 제품들 중 청정원, CJ 말고 여기서 처음보는 한국 기업들의 제품이 꽤 있는데 이런 회사들은 어떻게 이 채널을 뚫었는지 궁금하다. 식품 수출이 여러가지 규제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규제를 뚫어낸 것인지 궁금하다. 그런 회사들의 제품이 꽤 많이 팔리고 있는 것 같아 중소, 중견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했다. 

- 사람들이 신라면을 정말 많이 사간다. 인종 상관없이 신라면을 사가는 것을 보면서 농심 주가가 괜히 오르는게 아니구나 싶었다. 

- 마이쮸는 많이 비싸다. 

월마트

- 미국에 와서 생각보다 인상깊었던 곳은 월마트다. 그것도 온라인에서 말이다. 당연히 미국에 오면 Amazon을 이용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월마트의 제품들이 저렴해서 월마트에서 많이 구매하게 된다. 특히 월마트의 Great Value라는 PB 제품이 가성비가 좋아서 자주 구매하게 되는데, 월마트 앱이 정말 잘 만들어져있다. 

- 제일 큰 경쟁사인 Amazon과의 경쟁하기 때문인지 세제, 화장지 같이 가격비교가 쉬운 제품들의 경우에는 센트까지 Amazon에서 판매되는 가격과 동일하다. 그리고 월마트 프리미엄이 있는데 가입하면 당일 무료 배송을 제공해주는데 이 옵션이 꽤 강력하다. Amazon 프라임도 사용하고 있는데 다양한 혜택을 제공함에도 당일 배송을 위해서는 최소 구매금액 제한이 있어 다소 아쉬웠는데 월마트는 그렇지 않아 더 자주 사용했다. (차를 구하기 전까지) 

- 학교 시즌 등 다양한 기획전을 하는데 기획전이 아주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서 보고 있으면 연달아 카트에 담게 된다. 한국에서 기획전이 있을 때는 이렇게 설득력있게 보이지 않았는데, 뭔가 다르다. (기분탓일지도..)

- 전반적으로 확실히 저력이 있는 유통업체라는 느낌을 받았다. 

 

 

AlDI

- 최근에 인기가 많아진 유통체인이라고 한다. 북미시장에 진출한 독일의 유통체인으로 알고 있다. 

- 여기는 작은 코스트코같은 느낌으로 투박하게 진열되어 있지만 그만큼 가격이 싸다. 

- 히스패닉 사람들이 많이 이용해서 그런지 히스패닉계 사랃믈이 즐겨먹는 음식들이 많다. 한 아저씨는 영상통화로 어떤 고기를 고르는게 좋을지 본인의 엄마랑 통화하는데 말은 못 알아들어도 대화의 톤만으로도 대충 내용이 짐작이 갔다. 그 아저씨 엄마가 해주는 타코를 먹어보고싶었다. 

 

99Cent Store

- 미국의 다이소 같은 곳. 디스플레이부터가 다이소랑 정말 비슷하다. 주방용품 정말 싸게 살 수 있어서 아주 애용했다. 

- 근데 신선식품도 판다. 베리류와 망고가 정말 싸고 맛있다. 오렌지는 사봤는데 별로다. 다른 곳에서 다시 시도해볼 예정이다. 

- Keto가 얼마나 대세냐면, 이런 곳에서조차 Keto 시리얼을 판다. 

- 한국맥주가 입점되어 있다. 띠용(?)

- 미국 양말 질 안 좋다던데, 내 기준 쓸만해 보인다. (한국에서 많이 들고와서 사지는 않았다.)

- 이곳에서 두부과자를 리서치할 때 봤던 HIPPEAS를 만났다. 99스토어에서도 비싸다. 

- 냉동식품으로 버거가 있다. 냉동식품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높다는 것을 매번 느끼는데, 귀찮은 아침 대용 부리또는 딱 소비자들이 원할만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Liquid Death 마셨다. 이렇게 생겼지만 물이다. 헤비메탈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비건이거나 환경을 생각하고 건강을 챙기는 진보적인 성향의 사람들 꽤 많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을 타겟으로 기획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들고 있으면 간지나면서 건강하고 무해한 제품을 기획했다고 하는데, 정말 물장사도 물장사 나름이다. 같이 놓여있던 smart water도 물병이 예뻐서 괜히 눈길이 갔다. 

물장사

https://www.washingtonpost.com/lifestyle/2023/06/17/liquid-death-water-brand/

 

Liquid Death is a mind-set. And also just canned water.

Liquid Death is a canned water company using the environment, heavy metal and humor to court men, younger consumers and deep-pocketed investors.

www.washingtonpost.com

 

- 미국은 마트가 정말 많다보니 가격비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미끼상품" 전략이 정말 잘먹힌다. 특정 제품 하나를 싸게 판매해서 매장에 방문하게 하고 그 매장에서 다른 제품들을 함께 구매하게 만드는 식이다. H마트 같은 경우에는 아시아 식품들이 그런 제품들이다. 아시아 식품을 제외한 고기나 그 외 농수산물은 미묘하게 가격이 조금씩 더 비싸다. 트레이더조는 농산물이 싸고 월마트같은 경우에는 공산품을 좀 더 싸게 파는 경향이 있다. 99센트 스토어 같은 경우에도 비슷하다. 어떤 하나의 차별점을 잡고 거기서부터 다른 영역으로 확장해가는게 미국 유통채널의 성장 방정식인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 무수히 많은 유통체인들이 경쟁하는 미국에서 E-Commerce로 판을 뒤바꾼 아마존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마존이 초반에 왜 그렇게 제품의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집중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동네는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기본값이기에 웬만한 생필품은 가까운 마트에서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적인 마트가 구비할 수 없는 니치한 카테고리부터 파고드는 것이 당연한 전략이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쿠팡의 핵심 경쟁력은 로켓배송이던 것과 다른 느낌. 

- 차를 끌고다니는 것이 디폴트인 이 동네에 있다보면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같은 서비스는 과밀화된 도시 거주 인구가 많은 한국에 정말 잘 맞을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된다. 괜히 "배달의 민족"이 아니다. 

- 차가 생활필수품이다보니 기름값이 올라가면 정말 미국 경제가 난리 날 수밖에 없다는 생각. 차를 안 탈 수가 없으니 유가가 오르면 소득이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 때 갤런당 $7까지 올랐었다고 하는데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만 같다. 

- 그리고 두부는 꽤 인기가 많다. 몇 수 앞을 내다봤던 것입니까..나

School Uniform~

- 실버레이크는 아직 못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