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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라톤, 미국 자동차 - 미국 민주당, 국민의 힘.

버드나무맨 2025. 8. 5. 00:45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27/2020082704859.html

 

20년전 봉달이보다 느리다, 뒤로 달리는 마라톤

20년전 봉달이보다 느리다, 뒤로 달리는 마라톤 이 기록 왜 못 깰까 이봉주의 2시간7분2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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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라톤의 부진에 대해 분석한 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경쟁국 일본에서는 지속적으로 기록이 단축되어가는데 한국에서는 그러지 못하다면 분명 어떤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부족한 인프라나 저변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역설적이게 한국의 마라톤은 저변이 약하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로, 국내 대회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거뒀을 때 실업팀이나 도, 시청팀에서 안정적인 소득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 그러다보니 국제 대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할 유인이 적어지고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https://www.facebook.com/sanghyun.simon.park/posts/pfbid0CCXymwpkvzjMDDTcwChvzjJwUbT3Lvaqv8SwtxrVnhdn64pTxJWGsPi9HoxeJjcwl

박상현 씨가 페이스북에 남긴 이 글을 봤다. 트럼프가 전세계에 관세 전쟁을 선포하며 이전에 보지못한 수준의 관세를 동맹국을 포함, 주요 국가에 부과하고 있고 이 관세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미국 자동차 구매는 자주 테이블에 올라오는 주제이다. 이 글에서 박상현 씨는 미국 자동차가 안 팔리는 이유로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미국 내 소비자 대상으로만 판매해도 충분한 이익을 벌어들일 수 있기에 자동차 업계의 글로벌 스탠다드로부터 벗어나 있는 자동차들을 계속해서 출시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미국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한다.

 

비슷하게 미국의 조선업도 <존스법>이라는 미국 내 선박 수송시 운항되는 선박은 미국내 소재 또는 미국민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항구나 시설 등을 이용하여야 한다는 강제규정으로 인해 경쟁력을 잃게 되었다는 분석을 본 적이 있다. 미국 내 기업, 군대의 수요만으로도 충분한 선박 수요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국 산업을 보호할 목적으로 만든 안전 지대가 오히려 반대의 효과를 내는 이 역설적인 상황은 정치의 사례에서도 적용된다. 최근 미국의 민주당은 근래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거의 모든 아젠다에서 트럼프가 주도하는 공화당에 밀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이 굉장히 축소되었다. 비슷하게 한국에서도 지난 대선의 여당이었던 국민의 힘은 계엄 사태 이후로 영향력이 축소되어 영남 지역 외에는 존재감을 잃어가고 지역 정당으로의 축소를 걱정해야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 두 조직은 안전지대에 머물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 민주당의 정체성을 강화한 Political Correctness 담론은 그 확장성을 잃고 그 안에서만 머물며 자기 강화를 거듭해갔다. 이 과정에서 Politicial Correctness 담론은 더욱 공고해지며 내부에서는 당연한 기준처럼 받아들여졌고 이는 일반 대중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정책의 추진으로까지 이어졌다. 한국의 국민의 힘도 비슷한 과정이 있었는데 경선과정에서 까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었던 윤석열 지지자들로 인해 상황을 오판하고 많은 국민의 보편적인 판단과 동떨어진 결정을 연달아 내리며 힘을 잃게 되었다.

 

(쓰다보니 트럼프의 MAGA는 지지세력의 양상은 비스했는데 결과가 달랐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좀 더 분석해봐야겠지만 MAGA의 경우, 자신들의 목소리를 장소나 매체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전파시키며 전통적인 공론장에까지 진출했다는 점이 다른 것 같다.)

 

안전지대에 머무르면 경쟁력을 잃는다. 한국의 스타트업을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한국이 사업하기 힘들다고도 생각보다 한국 스타트업이 망하기도 쉽지 않다. 기준 없이 쏟아지는 정부 지원 사업과 모태펀드 출연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VC의 구조를 잘 활용하면 충분한 사업적 경쟁력 없이도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 

 

지금 한국의 경제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기업 중에 내수 중심의 기업은 많지 않다. 일찍부터 작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인식해왔던 한국은 수출 중심으로, 수출의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로 발전해왔다. 이러한 산업 구조는 대외 경제환경에 자국 경제 상황이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이러한 구조로 인해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 

 

저출산, 저인구 시대에 접어들며 한국이 맞딱뜨리고 있는 인구 위험은 이 점에서 또 다시 한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마라톤이 한국을 벗어나 세계적인 대회에서도 승전보를 들려오는 일이 다시 생길지 기대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