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보빙사 28

모던 보빙사 EP30 - The Return of the King

오랜만에 하는 보빙사 업데이트. 업데이트가 늦은 이유가 있다. 최근에는 정말 정신없이 바빴다. 왜냐하면 얼마 전부터 LA의 작은 분식가게를 같이 운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동업자 둘이서 김밥과 이것저것 파는 식당을 몇 개월전에 열었는데 약간의 마찰이 있어 한 명이 나가게 되고 그 한 명의 몫 일부를 인수받아 운영하게 되었다.  일단 무슨 일을 하든 Skin in the game 해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고 생각했기에 같이 운영하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Skin in the game에서 오는 부담감이 상당하다. 처음 이 가게를 오픈할 때에는 김밥의 기회를 보고 오픈했는데 운영하면서 치킨이랑 떡볶이를 추가하고 꽤 많은 매출이 김밥 외의 메뉴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처음 같이하기로 했을 때는 당장 불필요한 메뉴..

모던 보빙사 2024.12.17

모던 보빙사 EP26 - 헤어질 결심

차를 사고 나서 우버를 많이 타지는 않지만 최근에 술을 마실 일이 있어 우버를 타게 되었다. 그냥 타고올 떄도 있지만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사람같으면 인사를 나누면서 영어 연습도 할겸 대화를 나눈다. 짧은 시간 안에 이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주제를 던지는 것이 중요한데 식당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면 바로 눈빛과 목소리가 달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미국에서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좋은 점이 사람들이 사업 초기의 험난한 시절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미디어에서 사업가의 이야기가 많이 다뤄져서 그러는지 팝업을 열고, 주차장을 빌려 뭔가 해보고 있다고 이런 이야기하면 그게 맞는 길이라며 자기가 아는 다른 사업가 중에 그렇게 시작한 사람들 이야기를 줄줄 해준다. 식당 창업 왜 하려고 하냐, 공..

모던 보빙사 2024.06.16

모던 보빙사 EP25 - 먹기

현지화를 한다는 것. 한국에서 레시피나 소스 관련해서 잘 먹히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만능"이다. 1인 가구를 비롯한 소규모 가구 중심으로 레시피가 퍼져나가다보니 한 번 만들어놓고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는 소스나 레시피가 인기가 있다. (이러한 사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봤을 때 최근에 락앤락에서 나온 냉동실 보관에 최적화된 프리즈락은 정말 기획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만능이라는 키워드가 미국에 진출한 소스에도 먹힐까? 안타깝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여기서 보고 경험한 바로는 굉장히 뾰족하게 하나의 용도에 타겟하여 일단 시장을 진입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간장같은 경우에도 덴뿌라용 간장으로 포지셔닝했을 때 매출이 훨씬 빠르게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Meetup을 준비하면서 Hm..

모던 보빙사 2024.05.25

모던 보빙사 EP24 - Spicy

스타벅스의 신메뉴 중에 매운맛 음료가 있다길래 시켜봤다. 스타벅스 앱에도 고추가 표시되어 있을 정도로 이번에 굉장히 밀고 있는 컨셉이다. 히스패닉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음료인 것 같은데, 콜드브루에 Spicy Foam을 올려봤다. 빨간색 고추가루가 조금 있긴했는데 생각보다 매운맛이 강렬하지는 않았다. 적당히 매운향이 스쳐지나가는 정도. 이전에 올리브 오일이 들어간 신메뉴가 그렇게 좋은 평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 매운맛 시리즈는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을 받을지 궁금하다. 아 그리고 스타벅스에서 Bogo(Buy One Get One Free) 이벤트를 정말 많이 한다. 한국에서는 그래도 스타벅스가 여러 커피 프랜차이즈 중에서 제일 준수한 느낌의 이미지가 있다면 여기서는 맥도날드에 가까운 느낌이 ..

모던 보빙사 2024.05.05

모던 보빙사 EP23 - Mulholland Drive

베버리힐스에 있는 그레이스톤 맨션이라는 곳을 다녀왔다. 석유재벌이 아들에게 선물한 저택이라는데 크기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지금은 시 소유라고 하는데 예전에 이 저택을 직접 관리했을 때는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었을지 가늠하는 것조차 어렵다. 정원에서는 웨딩 촬영이 한창이었는데, 정말 클리셰스러운 들러리의 복장이 제밌었다. 하늘색 파스텔 톤의 장식적인 주름이 많이 들어간 드레스를 입고 들러리 사진을 찍고 있는데, 대부분의 결혼식이 전형적이게 되는 것은 이 곳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버리힐스 쪽에 가다보면 클래식카를 많이 보게 되는데 가족 단위로 클래식카를 탄 가족을 발견해 흥미로웠다. 이 저택과 잘 어울리는 빨간색의 클래식카에 가족들 모두 멋스럽게 꾸몄는데 아빠로 추정되는 남자의 바지핏과 스..

모던 보빙사 2024.04.18

모던 보빙사 EP22 - Seoul Tofu's back

Sequoia에 다녀왔다. 개인적으로는 요세미티보다 더 좋았다. 볼 수 있는 풍경이 훨씬 더 다채로웠다. 가는 길에 정말 윈도우 바탕화면 같은 초원을 볼 수 있기도 했고 유채꽃 핀 들판도 볼 수 있고 눈 덮힌 설원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Sequoia 여행 일정을 짜면서 Lake Isabell를 첫번째 경유지로 정했다. 근데 워낙 호수가 많은 캘리포니아여서 그런지 특별히 감흥이 있지는 않았다. 여행 계획을 짜면서 캘리포니아에 있는 핫스프링을 찾아다니는 블로그 글을 보게 되어 이 곳 근처에 있는 핫스프링에도 가봤는데 전에 갔던 Deep Creek이나 맘모스레이크 근처 핫스프링만큼 좋지는 않았다. 중간에 가는 길에 벼룩시장이 열려 내렸는데 트럼프 지지 깃발이 휘날린다. 사연있을 것 같은 할아버지, 할머니들..

모던 보빙사 2024.03.27

모던 보빙사 EP21 - 낙(落)낙(樂)

BBQ치킨을 갔다. 역시 Quality Control의 대가답게 여기서도 바삭한 튀김옷과 올리브 오일의 향긋함이 살아있다. 그런데 같이 간 친구의 반응은 다르다. Kentucky Fried Chicekn을 연상케 한다. 물론 기름이 훨씬 좋은 건 알겠는데 자기는 교촌이 더 맛있다고 한다. 꽤 인상깊은 장면 중 하나였는데 만약 내가 미국에서 치킨집을 차린다면 당연 내가 제일 좋아하는 황금올리브를 밀었을텐데 한국 치킨이 인기있는 이유는 확실히 양념인 것 같다.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봐야겠지만. 후라이드 치킨이 흑인들의 소울푸드이다보니 한국 치킨집을 많이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바로 옆 테이블에 연이어 흑인 손님들이 찾는다. 하얀쌀밥을 사이드 디쉬로 시켜서 치킨이 나오기 전에 맨밥을 퍼..

모던 보빙사 2024.03.04

모던 보빙사 EP 20 - 실버레이크

마음의 고향을 찾았다. 나름 이태원 한남동 경리단길, 한국의 가장 힙한 곳에서 지냈던터라 LA에서 채워지지 않는 힙함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LA에 처음왔을 때 가고 싶다고 했던 실버레이크를 다녀왔고 목말랐던 힙함에 대한 갈증을 채울 수 있었다. 정말 어떻게든 달라보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느낌이었다. 굉장히 단정해보이는데 구멍이 숭숭 뚫린 블라우스나 딱 봐도 시선을 사로잡는 핏의 청바지, 하다못해 양말 색깔까지 아주 가지각색이었다. 한국에서 힙하다고 불리는 동네를 가면 그 동네를 지배하는 어떤 주류 트렌디 스타일이랄 것이 있는데 여기는 그런 스타일도 있긴하지만 훨씬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해있었다. 그리고 요즘 유행한다는 올드머니룩, Nerdy스타일할 때 우리가 찾아보던 레퍼런스 이미지가 실제로 ..

모던 보빙사 2024.02.14

모던 보빙사 EP19 - American Dream

샌디에이고에서 포케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사장님과의 미팅이 잡혀 다녀왔다. 예전에 한국에서 종종 들리던 와인바 사장님이 소개해준 분이었는데 몇 번 일정을 조정하다 해를 넘겨 찾아뵙게 되었다. 갈까말까 고민을 하기도 했는데, 만약에 안 갔더라면 내 인생에 손꼽히는 훌륭한 사업가를 만나는 기회를 놓칠 뻔 했다. 이 날 만난 포케집 사장님은 그동안 만난 무수히 많은 사업가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훌륭하신 분이었다. 처음에는 사실 미국 프랜차이즈인 이 포케 브랜드의 한국 판권에 관심이 있다고 접근해 미국에서 F&B 비즈니스를 어떻게 하는지 알아내려고 했다. 그런데 조금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 분이 내가 사실 관심있는 것이 미국에서의 비즈니스라는 것을 느끼신 것 같다. 사업 얘기 다 떠나서 본인 얘기를 들려..

모던 보빙사 2024.01.26

모던 보빙사 EP18 - 옅어질 용기

에어팟 수리를 위해 애플 스토어를 방문했다. 정말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이 모여있는데 특히 그 중에서 "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애플스토어에서 일하는 직원 중에서 한 분은 백발이 지긋하고 꽤 나이가 있어보였다. 이전에 트레이더 조에서 일하는 나이가 많은 점원 분을 보고 느꼈던 낯섦과 비슷했다. 트레이더조나 애플 스토어와 같이 힙하다고 느껴지는 브랜드에서 아버지뻘보다도 나이가 많아보이는 중장년의 남성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여러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는 나이, 세대에 따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나 취향이 철저히 분리되는 것같은데 이 곳에서는 그렇지 않다. 가장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한국에서 노년 인구가 즐길 수 있는 취향이 한정적이라는 사실은 참 비관적이다. 한국에서도 서서히 바..

모던 보빙사 2024.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