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보빙사

모던 보빙사 EP16 - US395

버드나무맨 2023. 12. 28. 17:48

Mammoth Lake 다녀왔다. 캘리포니아에서 스키를 있는 곳이 대략 있는데 내가 다녀온 맘모스 레이크는 고도가 높은 시에라 네바다 산맥 중간에 위치해 있어 설질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외국의 스키장은 안전바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로 여기서도 At Your Own Risk일지 궁금해 방문해보기로 결정했다. LA에서 맘모스 레이크로 가는 길, US395는 정말 캘리포니아의 숨은 보석같은 도로였다. 혹시라도 캘리포니아에 일이 있다면 가보기를 추천한다. 중간 중간 펼쳐진 산맥들과 어디서 굴러왔는지 모르겠는 바위들을 보며 미국의 지질학 전공자들은 아주 신명나게 연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차를 타고 가는데 길가에 바베큐 식당이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기도 외곽에 수타 손짜장이 있을법한 위치에 있었는데, 마당에 장작이 한가득 쌓여있고 장작으로 불을 피우는 그릴에서 바베큐가 익어가며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마치 겨울철 만두가게가 수증기를 뿜어내는 마냥 연기가 나오고 있었는데 모습에 사로잡혀 원래 가려던 식당대신 곳으로 마음을 바꿨다. 65마일로 지나가는 차에서 잠깐 순간에 마음을 바꾸게 만든 식당의 디스플레이 역량이 참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백종원이 봤다면 극찬했으리라. 식당은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바베큐 가게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바베큐 가게라는 분위기를 파는 느낌이었다. 식당에는 성조기가 걸려있고 카우보이 모자를 콧수염 기른 아저씨가 고기를 굽고 있었다. 수제로 만든 (비싸니 먹을만큼 가져가라고 써져있는) 바베큐 소스가 있었고 6개월을 있을 같은 800개들이 크리넥스가 야외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다.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았는데 한국의 수타짜장면 위치에 이런 바베큐 가게를 만들면 같다는 생각을 .

 

 

미국에서 크리스마스는 확실히 가족과 함께 보내는 기념일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데, 우리가 탔던 395 도로에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 몇을 있었다. 각자의 취향껏 살아가면   일이다.

 

맘모스 레이크 가는 길에 있는 핫스프링에 들렀다. 차를 대고 15~20 정도 걸어가다보면 노천탕이 나온다. 주변에 진흙이 조금 있어 들어가는데 애를 썼지만 들어가고 나서는 기가 막힌다는 말밖에 나왔다. 정말 황무지 한복판에 온천이 덩그러니 놓여있는데 멀리 보이는 덮힌 산과 빨갛게 물들어가는 석양이 훌륭한 조화를 이뤘다. 하늘의 색은 특히나 오묘했는데 자연에서 보기 힘든 색깔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물들어 있었다. 우리와 함께 걸어간 사람들이 다들 장바구니를 들고 가길래 이유가 궁금했는데 다들 온천을 나오면서 옷을 갈아입는다. 미처 갈아입을 옷을 챙기지 못했기에 일단 비치타월로 몸을 닦고 축축한대로 옷을 입어 차까지 걸어왔다. 해가 떨어진 황무지는 원초적 두려움을 주는 공간이었다. 분명 길이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오래 걸었는데 끝이 보이지 않고 주변에 사람들이 없자 혹시 우리가 잘못된 길에 것은 아닌지하는 의심이 스믈스믈 올라왔다. 종교개혁을 시작한 루터가 길을 가다가 낙뢰가 계속 떨어지자 낙뢰를 멈춰주면 신학자의 길을 걷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있는데,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앞에 인간은 손해 수밖에 없다.

 

맘모스 레이크에 있는 스키장도 그러했다. 미국의 다른 많은 곳에서 것처럼 자연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려고 모습이었다. 동양적 건축은 생태적, 서양 건축은 인공적이라는 이분법적인 분류를 들으며 커왔던터라 안에 여전히 그렇게 해석하려는 경향이 남아있는데 캘리포니아에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여기 사람들은 자연이 어떤 모습일 가장 아름다운지 안다. 자연은 자체로 훌륭하기에 인간의 손을 최대한 뭍힌다. 리프트 아래 그물망도 없고 스키장 옆에 안전범퍼도 없다. 그리고 산에 있는 나무들로 경계를 구분해 정말 산에서 스키를 타는 느낌이 난다.

해발 3000m 정상. 여기서 타지는 않았다. At your own risk

제일 좋았던 곳은 산과 산 사이에 있는 골짜기를 타고 내려올 때였다. 햇빛이 들지 않는 그 곳은 미국 최고의 설질을 자랑하는 맘모스 레이크의 눈을 잘 느낄 수 있는 슬로프였다.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다보면 넓게 펼쳐진 산들이 보이는데 그냥 주저앉아 그 풍경을 바라봤다. 아름답다 못해 영험하 느낌까지 드는 풍경이었다.

 

 

오는 길에 들렀던 Conviction Lake도 비슷한 느낌을 줬다. 호수에 비친 산이 물결 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응시하면 거기에 빠져들것 같은 느낌을 준다. 호숫가를 따라 한 바퀴를 돌았다. 중간중간 곰이 지나다닐 것 같은 오솔길도 나오고 왠지 신성해보이는 나무들도 보인다. 그리고 이 호수를 휠체어를 타고 감상할 수 있는 트레일이 마련되어 있었다. 사람의 손길을 최소한으로 한 이 곳에 몇 안 되는 사람의 손이 닿은 곳이었다. 

 

평소에는 분리수거도 안하는 사람들이지만 이런 자연에는 사람의 흔적을 여간해서 남기지 않는다. 캠핑을 하거나 하이킹을 때도 그렇고, 강력한 제재가 없으면 안 듣고 자기 주장 강한 나라 사람들도 자연 앞에서는 조신해진다. 요세미티를 비롯해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위치한 대자연을 보고 있다보면 럴 수밖에 없게 되기도 한다. 호숫가에 백숙집을 차리거나 카페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기 쉽지않다. 물론 캘리포니아에서는 법적으로 엄격하게 금지해 놓았을 같기는 한데..

 

어김없이 호수에 돌을 던지며 놀다가 돌을 던졌을 때 물에서 일어나는 일과 공명의 정의를 듣게 되었다. 같은 파장을 가진 곳은 증폭되고 그렇지 않은 곳은 상쇄되어 상하로 움직이는 수직운동이 발생한다, 공명은 같은 주파수에서 큰 진폭으로 진동하는 현상을 뜻한다고 한다. 공명은 이같은 정의를 듣고 나니 정말로 대화가 잘 통한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한 표현이 떠올랐다. 그 때는 이런 공명의 뜻을 모른채, HAM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며 마치 같은 주파수로 이야기한다고 표현했는데 정말 공명이라는 단어의 뜻에 부합하는 표현이었다. 누군가와 공명하는 느낌이 그리웠다. 

 

스키장은 굉장히 비쌌다. 1일권 리프트 비용이 $240 정도였다. 그리고 오후 430분까지 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보통 1일권이나 스키장의 리프트권을 끊기보다는 여러 스키장에서 통합해서 있는 패스권을 시즌 전에 일찍 사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언제 곳에서 보드를 타겠냐는 생각에 마음 먹고 리프트권을 끊었다.

 

미국에서 자주 보게 되는 차 메이커 중에 Subaru가 있다. 처음 보는 브랜드여서 신기하다 정도로 생각하고 말았는데 4륜 구동 차량을 주로 만들고 엔진에 공을 많이 들이는 일본 회사라 한다. 그래서 아웃도어를 즐겨하는 사람이나 혹은 시애틀 같이 눈이 많이 오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Subaru를 많이 탄다고 하는데 아니나다를까 스키장에 가보니 온통 차량이 Subaru였다. 이런 특성이 강한 차량이다보니 Subaru 오너에 대한 Meme도 많다고 하는데 대충 설명하자면 파타고니아 조끼입고 IPA 즐겨마시며 Subaru를 스비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느낌이다.

 

 

캘리포니아에 비가 많이 주가 있었다.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비오는 날에 대비가 된다고 하는데 도로에서 당황스러움이 아주 느껴졌었다. 그래도 험하게 운전하는 LA 사람들이 미쳐 날뛰는 마냥 차선을 이리저리 옮겨다녔다. 우리나라처럼 차선이 선명하거나 가로등이 정비되어 있지 않아 비가 오는 날이면 정말 한치 앞을 보지 못한 운전해야 한다. 비가 그친 다음 아주 선명한 무지개를 볼 수 있었다. 너무나 크고 선명해서 손으로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지개가 선명해도 이 정도인데 오로라는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장거리 여행을 앞두고 차량 정비를 했다. 미국에서는 차는 정말 생활필수품이다보니 코스트코 같은 곳에서도 Auto Section 굉장히 크고 타이어 구매, 교체가 가능하다. 온라인 전환이 되어 있는 코스트코이지만 타이어 주문은 온라인으로 이뤄지는데 온라인으로 타이어를 구매하고 예약을 잡으면 내가 선택한 코스트코로 타이어가 배송이 된다. 문자나 메시지를 받으면 해당 코스트코에 방문해 타이어를 교체한다. 마치 한국의 기저귀 같은 수준으로 타이어가 생활 필수품이다보니 여러 유통업체들이 타이어 교체 고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래서 코스트코, 샘스클럽, 월마트 같은 곳에서 구매한 타이어를 교체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 타이어를 교체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해주는데 이러한 서비스는 타이어를 구매하면 무료로 제공해주는 경우가 많다.

 

엔진오일을 갈기 위해서 Valvoline이라는 곳을 갔는데 엔진오일 가는 비용같은 경우에도 업체, 지점마다 가격이 다르다. CRM 굉장히 되어 있어 온라인에서 전화번호나 메일을 입력하면 쿠폰을 받을 있다. 미국에서는 이런 쿠폰 시스템이 굉장히 갖춰져 있어 웬만한 매장을 방문하기 전에 쿠폰을 검색하면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Valvoline Drive-Thru 엔진오일 교체 서비스를 차별점으로 내세우는데 차를 대고 서있으면 정비사 분들이 보닛을 열고 여기저기 검사를 해준다. 굉장히 친절해서 감탄했는데 놀랍게도 TIP 따로 주지 않아도 되었다. 미국에서 TIP이 없는 친절함을 처음 경험해 놀라웠다.

 

미국의 TIP 문화에 대한 생각은 서비스에 대한 보험료다. 한국과 달리 미국의 직원, 종업원들에게는 어떤 기대를 해서는 된다. 당신이 무엇을 기대하든 그것보다 낮은 서비스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TIP 이러한 낮은 서비스에 대한 보험 장치이다. TIP 금액을 결정할 있기에 서비스의 퀄리티를 통제할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최악의 서비스를 받게 가능성이 다분하다. TIP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비용이라 생각하고 나니 예전처럼 터무니없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어떤 모임에서 재밌는 중국인 친구를 만났다. PE에서 일하다가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은 Supply Chain쪽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였다. Supply Chain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는지는 듣지 못했지만 에너지가 통통튀는 흥미로운 친구였다. 취미로 음악을 만들고 있는데 비단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 미술 다양한 영역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었고 자신과 비슷한 친구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었다.

 

처음 친구를 모임에서 만나고 이야기가 통하는 느낌을 받아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 모임도 재미있었는데 친구가 모임에 있는 케이터링 서비스 소울푸드를 파는 곳을 소개시켜줘 맛을 있었다. 남부에서 흑인들이 자주 먹던 가정식같은 형태의 음식들이었는데 고구마랑 비슷한 얌이라는 채소를 달달하게 졸인 음식이 아주 기가 막혔다.)

 

친구가 LA 핫한 테크노 음악씬을 데려다주기로 했는데 일정이 맞아 한동안 보고 있다가 지난 주에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피곤해 간단히 저녁만 먹고 헤어졌는데 창조적인 사람을 만나 이야기 나누니 무척이나 즐거웠다.

 

저녁으로는 페루 음식을 먹었다. 한국에서는 없는데 미국에는 페루 음식점들이 흔하게 있다. 페루 음식점은 해산물 요리가 별로 없는 미국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을 있는 장소 하나인데 무슨 내장으로 볶음 요리를 먹었는데, 한국에서 먹던 국밥 맛이 났다. 처음에 주문할 종업원이 음식이 처음 먹는 사람들은 주문이 맞게 들어갔는지 물어보는 음식이라며, 조금 어려울 있다고 설명했는데 설명이 납득이 되는 맛이었다. 육향이 굉장히 진해 어떤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취두부, 홍어 호불호 갈리는 음식도 먹는 나는 아주 맛있게 먹었다.

 

음식을 먹으면서는 각자 미국에 왔는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창작에 관심이 많은 친구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는데 친구가 버닝을 재밌게 봤다고 말했다. 이럴 한국이 확실히 영화에는 강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에 나와있다보면 한국에 있기에 누릴 있는 , 한국이 잘하는 것을 생생하게 체검할 있는데 영화는 하나이다.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이창동 등등 이런 감독들이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뛰어난 작품들을 만드는데, 이들의 창작물을 같은 언어로 공유하고 이들과 같은 언어로 사유할 있다는 사실은 정말 복받은 일이라 생각한다. 최근에 이러한 영화 감독들의 인터뷰를 찾아보고 있는데 아주 많은 영감을 준다. 감독들은 어떻게 창작의 씨앗을 찾고, Generative 창작의 과정을 만드는지에 포커스해 인터뷰를 듣는데 듣고 있노라면,

 

친구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버닝을 재밌게 봤다고 했다. 외국에 나와있다보면 한국에 있기에 누릴 있는 , 한국이 잘하는 것들을 생생하게 느낄 있는데 영화도 하나인 같다.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이창동 등등, 이런 감독들이 만들어낸 작품들을 보면 한국 영화도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영역 하나인 같다. 최근 들어 힘이 약해진 것 같긴 하지만…이러한 국가 단위의 자기성찰은 외국 생활을 통해 얻을 있는 긍정적인 부분 하나인 같다.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한국에서 가장 그리운 것이 대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언어인지 보다도 비슷한 취향, 생각을 가진 사람, 비스ㅅ한 주파수의 사람과의 대화가 그리운 것 같다. 어찌되었든 한국에서는 나와 비슷한 취향, 생각을 가진 사람이 가까이 있고 그들을 찾기 위해 너무 열심히 탐색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여기서는 배의 노력이 들긴 하는 같다. 친구를 만난 것처럼 조금씩 나와 결이 비슷한 사람을 여기서도 찾아가고 있긴 하지만 맞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확실히 많은 시간이 걸리는 같다.

 

최근 회사에서 TikTok Shop 파서 운영하고 있다. 틱톡에서 한국 화장품을 파는, 핫한 + 핫한 것의 일을 하고 있다. 아예 자율적으로 운영할 있는 예산을 할당받아서 진행하고 있는데 여러가지 실험들을 병행하고 있다.

 

Amazon에서 새로운 섹션. 근데 내가 진짜로 듣고 있는 팟캐스트와 겹쳐 놀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