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보빙사

2026 BTS LA 월드투어 Arirang 후기 (호들갑 주의)

버드나무맨 2026. 9. 3. 10:29

귀인을 만나 난생 처음으로 Kpop 콘서트에 다녀왔다. 그것도 BTS의 콘서트로. 

  • Sofi 스타디움에서 오프닝에 거문고 비트 위에 수묵화가 그려지는 영상을 보고 있는 날이 줄이야. 

  • 난생 처음 가본 Kpop 콘서트였는데 다른 콘서트장과 다르게 팬들이 자발적으로 가져오거나 만든 굿즈들 교환하는게 인상적. 다른 뮤지션들과 차별되는 BTS 특징은 팬들의 연령층이 엄청 다양하다는건데, 되게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가 본인이 그린 BTS 굿즈를 15 되는 어린 팬들이랑 교환하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기존의 머천다이즈를 소비하던 방식이 생산자-소비자의 아주 단선적인 이분법을 따랐다면 여기에서는 팬들이 생산자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이것이 틱톡과 같은 소셜미디어의 콘텐츠 생산-소비 방식과 가장 닮아있는 형태의 활동이라 생각함. HOT 혹은 이전부터 한국의 팬들이 가내수공업으로 만들고 뿌리던 문화가 이렇게 글로벌로 퍼져나간걸 보면서 한국인 메이커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있었음. 오아시스 콘서트도 진짜 좋았지만 마땅히 사갈 굿즈가 있다고 느끼지는 않았는데 이 분야에서는 진짜 K-pop이 선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음.

  • 뷔의 미모는 진짜 폭룡적이라는 외에는 설명할 없었음. 특히 공연 쪽의 의상이 진짜 무슨 궁중 로맨스 판타지물 보는 같았음. 오드리 햅번같은 미모는 세계 공용으로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처럼 뷔도 전세계 어디 오지에 떨어져도 천룡인 취급받을 같다는 생각을 . 

  • 엄청난 규모의 스타디움이기에 스크린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정말 영화적인 연출이 많았음. 그리고 한국적인 모티브가 들어간 곳을 비롯해 중간중간 Trascedental 비디오 아트가 자주 나왔는데 타르코프스키의 영화가 떠올랐음. 클로즈업, 무대의 동선, 조명, 의상 등등 이거는 마블같은 히어로 영화 보는 것과 똑같은 경험이라는 생각을 . 보면서 뷔는 진짜 왕자님같구나, BTS 고난과 시련, 극복서사 이런게 머릿속에 짧은 시간동안 쏴악 지나감. 현대 예술의 해체주의적 특성이 영화에 적용되면 이런 형태가 되는게 아닐까? 옛날 영화같은 서사가 있는건 아니지만 서사들이 전달하던 감정과 느낌을 전달할 있는 최소 형태로 해체된게 콘서트에 나오는 영상들인 같음. 샷마다 멤버들이 보이는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이 어마어마했음. 특히 점에서 내가 몰랐던 지민이 정말 무대에서 엄청난 끌어당김이 있는 멤버라는 생각을 . 아이맥스가 사실은 인물의 표정을 담아내는데 효과적인 촬영 방식이라는 글을 봤는데, 이거는 그냥 아이맥스 영화 계속 보는 기분이었음.엄청 많은 사람들이 스크린을 공유하면서 하나의 공통된 경험을 하는 , 이것이 시네마가 아닌가 싶었음. 옛날에 극장이 주던 경험이 이제는 공연장이 하고 있구나, 콘서트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3분짜리 단편 영화 3~40 보여주는 아닌가 싶었음. 중간에 팬들이랑 BTS가 필름에 나란히 놓이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게 내가 생각하는 이 공연의 정체성 그 자체였음. 

  • 이 종합적인 경험의 관점에서 이전에 내가 갔었던 다른 어떤 콘서트들보다도 훌륭했던 것 같음. 오아시스 콘서트 때 좋았지만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인데 예쁘고 잘생긴 애들이 끼부리면서 멋드러지게 입고나오면 좋아할 수밖에 없겠다, 그게 Kpop의 경쟁력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진짜 그랬음. 특히나 의상이나 스타일링을 보면서 예전에 실리카겔이 MAMA 무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으로 뉴진스를 본 걸 꼽았던게 떠올랐음. 뉴진스 공연을 위해서 그 팀의 정말 모든 사람들이 하나로 뭉쳐 일하는 걸 보면서 인상깊었다고 정말 공연을 위해 필요한 촬영, 의상, 조명, 안무 등 등 이 종합적인 부분에서의 탁월함이 느껴졌음. 보면서 다음에는 칸예같은 아티스트의 공연도 봐보고 싶다는 생각을 함. 
  • 한국적인 모티브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초반에 나왔던 거문고 비트나 수묵화는 사실은 엄청 세련되게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BTS 하니까 멋있어보였고 이제 BTS 멋잇는 것도 멋있게 밀어부칠 있는 멋에 있어 협상력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생각을 . 
  • 중간에 광화문이 비디오 아트로 나오고 옆으로 글로벌 팬들을 비춰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광화문 공연 있었던 여러 사회적인 논쟁이 이렇게 승화되어 하나의 예술로 탄생하는 장면을 보면서 BTS 던지는 미래지향적이며 통합의 메시지가 더욱 강렬하게 느껴짐. 

  • 중간에 아리랑이 나오면서 빨강, 파랑이 무대에서 어우러지는 태극 연출이 있었는데 보면서 태극정신과 BTS 국제정세에서 한국의 위치를 생각해보게 . 대중문화는 한창 문화전쟁을 겪고있는 같은데, 며칠 메타 코미디의 유튜브 장면이 생각났음. BTS 왼쪽이냐 오른쪽이냐의 질문에 태극이다 답하는게 아닐까 생각했음. 밍숭맹숭하고 어느 쪽에 서지 못하는 애매한 스탠스가 국제정세에서의 한국의 입장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비폭력적이며 정복적인 한국의 바이브가 통하는 니치시장이 있는 같다는 생각을 . 

  • BTS 멤버들의 개성이 뚜렷한 그룹이라는 생각을 . 자칫하면 어울린다는 생각이 정도로 멤버들의 개성이 엄청 뚜렷한데, 개성들이 어떤 그룹을 이끌어가는데 필요한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는 형태로 기능하는 같음. 마치 롤과 같은 게임에서 각자 해야하는 역할이 있는 것처럼 화면에서 빛나는 멤버, 무대에서 빛나는 멤버, 인터뷰에서 빛나는 멤버 등등 그룹으로서 수행해야하는 여러 역할들 각자 잘하는 것이 명확해보였음. 그래서 아이돌 그룹 멤버를 뽑을 , 춤과 노래는 평가 기준의 일부일 수밖에 없고 그룹활동에 따르는 여러 상황, 기준, 매체, 노출 채널에서의 매력을 다각적으로 고려할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 그래서 아이돌 데뷔는 수능보다는 입학사정관제에서 선발되는 것과 가까운게 아닐까 싶음. 슈가의 인기가 미국에서는 꽤 큰게 신기했고, 의외로 무대에서 엄청 두드러지지 않는 멤버는 진이라 생각했는데 그래서 더 매력적이라 생각함. 약간 슈퍼스타인데 무던한, 검이블루 화이불치의 한국 미학을 가장 잘 표상하는 멤버가 아닐까 싶었음..
  • 그리고 이러한 팬을 대상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는 수익화의 정도를 조절하는게 중요할 같다는 생각을 . 얼마 전의 민희진 인터뷰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던 같은데 진짜 다들 순수한 마음으로 활동을 하는게 느껴져서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대상으로서 이들을 대하면 마음이 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온도를 조절하는게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서의 중요한 전문성이 아닐까 싶음. 그래서 하이브루 같은 이름으로 BTS 커피내는 것과 같은 소속사가 전면으로 드러나는 식의 IP가 소모되는 활동들은 많은 심사숙고가 필요한 것 같음. 

  • 동시에 엄청 좋은 공연이었고 좋은 자리에서 봤지만 전에도 느낀 대형 공연장의 한계는 여전히 있었음. 공연의 경제성과 팬의 만족도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게 묘인 것 같은데, 이 관점에서 봤을 때 내가 제일 좋았던 공연은 이랑의 Pride 공연이었던 것 같음. 공연장 규모나 음향적인 면 등에 있어서 여전히 나에게 가장 좋았던 공연으로 기억에 남아있음. 

  • 콘서트장 주변 옥외 광고 매체에서 뷔가 모델인 Tirtir의 광고가 송출되고 있었음. 이런게 진짜 모델 잘 쓰고, Placement도 잘한 케이스인듯. 티르티르 담당자 일 잘하시는 분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