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글들이 많아 일단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글 재활이라 생각하고, 짧은 글부터라도 다시 써보렵니다. 산호세에 오픈한 자갈치라는 마켓을 다녀왔습니다. 프리미엄 한국 식료품점을 표방하는 곳으로 농심?에서 투자하여 만든 곳으로 알고 있다. 확실히 대기업 자본의 느낌답게 깔끔하기는 했는데 매장 운영이 비효율적이라서 수익이 날지는 잘 모르겠다. 식료품점임에도 들어가자마자 가장 큰 매대에 샴푸와 화장품을 진열해놓은 곳을 보며 역시 K-Beauty가 대세는 대세라는 생각을 했다.


김치 포장이 예뻤다. 푸드코너가 꽤 컸는데 만두가 김이 나다보니 시각적으로 임팩트 있어보였다. 음식은 맛이 훌륭하지는 않았으나 먹을만했고 이 동네의 물가를 생각하면 경쟁력 있는 가격이었다.
빵집도 같이 들어있었는데 한국의 술빵을 마치 노티드 도넛처럼 재해석해 크림 올린 빵들을 팔고 있었다. 약간 구조적으로는 말이 되지만 감정적으로는 잘 설득이 안 되는 느낌? 대기업의 좋은 기획서에서 출발한 아이템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차 섹션이 크게 있었는데 한국 식료품점이다보니 마차를 제주도랑 엮어서 진열하고 있었다. 매대도 Hmart에 비해서 뭔가 비어있는 느낌이고 매장의 입구도 여기저기 여러 곳 있고 아직은 어수선한 느낌이 있었다.





산호세에 있다보니 중국인 고객이 많았다. 최근에 우리 가게에도 중국인 손님이 늘고 있는데 시아홍슈를 보고 들어왔다는 고객이 많다. 마치 미국인들 사이에서 레딧의 정보가 어느 정도 신뢰가 있는 것처럼 중국인들에게 시아홍슈가 그런 위치에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중국인 고객 중에 LA로 관광 온 커플이 있는데 간단한 스몰토크로 이야기 나누다가 친해졌다. 어디서 왔냐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아내가 인스타그램에서 본 한국 아기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무슨 뜻인지 해석해달라 해 해석해줬다. 생각보다 이 세대의 중국인들에게는 한국 문화가 깊숙이 침투해있어 놀라웠다. 흔히 아는 한류 아이돌이 아니라 HOT를 열정적으로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해줘 흥미로웠다. 나도 모르는 옛날 한국 드라마 인어아가씨??를 이야기해서 엥 했다.

LA의 겨울 날씨. 낮에는 반팔, 반바지를 입어도 될 정도로 따뜻하고 밤에는 쌀쌀하다. 라라랜드에서 미아가 파티가는 계절이 겨울인데 그 드레스로 저녁을 보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아침, 낮에는 따뜻해서 야외수영을 할 수 있다. 요즘 아침에 가까이 있는 Culver City Plunge라는 공공 야외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러간다. 월, 수, 금요일에는 25yard 레인을 운영하고 화요일 목요일에는 레인의 방향을 바꿔 50yard로 운영한다. 50yard를 수영하면 중간에 꽤 깊은 곳을 지나게 되는데 그 지점이 평소 25yard에서 수영하던 거리 기준으로는 이미 도착했을 거리라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나는 아침 7시에 수영을 가는데 미국 사람들 정말 부지런하다. 이전 수업 6시부터 해서 꽤 많은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있다. 내가 하는 자유수영은 25yard로 하는 날에는 좀 더 많은 레인이 나와서 한 레인에 두 명까지 밖에 사용을 안하는데, 옆에 훈련?을 하는 곳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수영한다. 나중에 찾아보니 철인 3종 경기를 준비하는 사람들이었다. 정말 할아버지 할머니도 쉬지 않고 뺑뺑이를 돌아 몇 번 갔다오면 쉬어야 하는 스스로를 부끄러워했는데 철인 3종 경기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니 좀 납득이 되었다.
LA는 폭우가 오는 경우는 드물다보니 비가 와도 야외수영장을 정상 운영하는데, 비오는 날의 야외수영 살면서 꼭 한 번 해볼만한 경험이다. 빗물과 수영장 물이 부딪히는 방울들을 보면서 물살을 가르고, 옷 젖을 염려 없이 마음껏 비를 맞을 수 있다.


요즘 LA 힙스터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게 무엇인가 하면 마작이다. 바나 펍같은 곳을 빌려 마작을 하는 문화가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하는데 나도 다음 주에 한 모임에 나가보려고 한다. 왠지 한국에서도 곧 유행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에서 마작 씬을 보면 뭔가 느껴지는 아날로그적인 쾌감이 있는데 이것 역시 지금 세대가 추구하는 하나의 추구미라는 생각이 든다. 고스톱 모임같은 것도 비슷하게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비간 감독의 영화 <Resurrection> 을 봤다. 근 3년간 본 영화 중 최고였다. 정말 놀라운 비주얼이었다.

샌프란시스코를 갈 일이 있다면 무조건 들리기를 추천한다. <Mr. Tipple's Recording Studio>라는 재즈바인데 딤섬을 먹으면서 재즈를 즐길 수 있다. 놀랍게도 연주도 훌륭하고 딤섬도 훌륭하다. 예전에 처음 방문했을 때 너무 훌륭한 공연을 봐서 샌프란시스코 재즈씬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며 다른 재즈바를 갔는데 너무나도 형편없는 연주를 듣고 대차게 실망했다. 그 연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없어 재즈 공연을 두 탕 뛰었고, 다시 간 Mr. Tipple에서는 놀라운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John Brothers Piano Company라는 밴드였는데 리더로 보이는 피아니스트 John 아저씨가 인간적으로도 매력적인 사람인게 느껴졌다. 한동안 이 밴드에 푹빠져 유튜브에서 몇 안 되는 이 밴드의 영상들을 다 찾아봤다.
이 재즈바는 정말 훌륭하다. 딤섬을 재즈바의 음식으로 고른 것도 너무 멋드러진 취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주 적절한 조명과 테이블 마다 놓여있는 촛불, 그리고 갓 나온 따뜻한 딤섬과 공간을 꽉 채우는 음향! 정말 살아 있는 느낌이 드는 공간이다. 이 공간때문이라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애정이 가는 곳이다. 여기를 다녀오다보면 왜 한국의 많은 유학하고 돌아온 부잣집 도련님들이 그렇게 재즈바를 오픈하고 싶어했는지 이해가 된다. 한국의 고질적인 정신 건강 문제 해결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재즈바 방문을 법제화해야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트레스가 풀리는 곳이다.
샌프란시스코의 해산물. 무슨 피어 근처에 있는 fish market에서 시킨 대구 파스타였는데 생선으로 만드는 파스타가 띠어야 할 아주 정확한 맛이었다. 대구살을 기름에 눅진하게 녹여 파스타와 버무리고 그 위에 파슬리를 올렸는데, 비슷한 뉘앙스의 참치캔으로 만들어 먹는 파스타에서 부족한 리치함을 대구살은 충분히 머금고 있어 오일 파스타임에도 심심함이 없는 훌륭한 맛이었다.
그리고 굴을 시켰는데 샌프란시스코의 해산물을 취급하는 식당들을 가면 굴을 품종별로 주문할 수 있다. 무슨 품종이었는지는 기억 안 나는데 확연히 맛이 다른게 느껴지긴 했다. 예전에 소살리토에서 굴을 먹었을 때 너무 맛있어서 또 시켰는데 소살리토에서 먹었던 것만큼이나 맛있지는 않았다. 소살리토에서 먹은 굴은 정말 맑은 물을 마시는 느낌?같았다. 한국의 굴은 우유를 먹는 느낌에 가깝다면 샌프란시스코에서 먹는 굴은 되게 맑은 물을 마시는 느낌이랑 비슷하다. 뭔가 영롱하고 맛도 그런 영롱한 맛의 느낌에 가깝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쪽에 있는 앤서니 보데인이 추천한 Oyster Bar는 아직 못 가봤는데 샌프란시스코 방문할 때마다 굴은 꼬박꼬박 먹고 있으니 조만간 먹어볼 기회가 잇지 않을까 싶다.


진짜 구렸던 재즈바. 올라오는 연주자들이 시작 전에 합도 안 맞추고 시작할 때부터 뭔가 느낌이 쎼했다. 실력은 별로인데 우쭐대는 것이 느껴져 더욱 비호감이었다. 죄송한 말이지만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 솔직히 누군가에게는 이게 인생 첫번째 재즈공연이었을 수도 있는데, 이런 안 좋은 경험을 하고 간다면 재즈 저변이 줄어드는 일이니 꿀밤 한 대 정도는 맞을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아주 형편없는 공연임에도 음식가격에 기본적으로 Service Charge 20%가 붙고 공연 티켓 금액과 별개로 인당 최소 주문 금액도 상당했어서 아주 속이 쓰렸다.

금문교를 지나면 나오는 존 뮤어 트레일. 캘리포니아에서 어디 갈 때 John Mur 아저씨가 간 곳이 있으면 일단 믿고 가볼만하다. 요세미티에서도 그렇고 시에라 네바다 산맥 중간 중간에 이 아저씨의 이름을 딴 트레일들이 몇 곳 있는데 이러한 트레일의 개척자답게 다들 볼만하다. 우리가 갔던 존 뮤어 트레일에서는 Banana Slug가 유명하다는데 기념품점 곳곳에 광기라 느껴질 정도로 Banana Slug 굿즈들이 많았다.


미국 찐 힙스터 3대장. 도자기 만들고, 정원 가꾸고, 신기한 돌 모은다.



트레이더 조에는 이제 괘 많은 한국음식들이 있지만 그래도 볼 때마다 신기하다. 신고배가 있어서 먹어봤는데 역시 배는 한국배. 한국에서 사먹던 배보다는 약간 크기가 작긴했지만 아삭함이나 배즙의 싱싱함은 한국에서 먹던 것 못지 않게 훌륭했다.


미국에서는 선물세트를 보기 힘든데 그래도 트레이더 조에서는 크리스마스같은 연휴 때가 되면 선물세트를 출시한다.

좀 지났지만, 크리스마스가 되면 문 앞에 저 리스 장식을 많이 한다. LA는 눈이 오는 것도 아니고 (이번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비가 많이 왔다.) 날이 추운 것도 아니다보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잘 안 나긴 하는데 가끔 문에 걸려있는 저 장식들을 보며 연말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너무 미국적인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루커피도 먹고 싶고 캡슐커피도 먹고 싶어! 둘 다 먹자!

인생 네컷이나 사진 촬영하는 곳들 꽤 잘 된다.


LA 다저스 우승 기념으로 LA 필하모닉 공연을 $9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이 있었다.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브루크너 8번이었는데 엄청 인상깊지는 않았다. 좌석의 위치탓도 있겠지만 연주 자체가 엄청 쫀쫀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특히 이전에 들었던 연주가 두다멜이 지휘하는 말러 2번이었다보니 그 대비가 더욱 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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