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보빙사

모던 보빙사 EP7 - 오뚜기 카레

버드나무맨 2023. 9. 25. 15:56
  • 피클볼의 인기가 어마어마하다. 일단 진입장벽이 낮으니 사람들이 많이 참여한다. 테니스가 클럽제로 운영되는 폐쇄적인 네트워크 중심의 스포츠라면(그래서 게스트 제도가 있다) 피클볼은   쉽게 어울릴  있는 공개적인 네트워크 기반의 스포츠다. 그래서 낯선 사람들끼리 만나 피클볼을 치는 행사도 많고 Pickleball Social Night이라 해서 피클볼 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가 열린. 얼마 전에  행사가 자주 가는 테니스코트 옆에서 열렸는데   공원이었음에도 주차장이   자리 찾기가 어려웠다.
  • 같이 테니스를 치는 캘리포니아 친구가 기분 좋으라  말이었겠지만 어떤 것을 설명하며 "마치 한국같다. 굉장히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 이라 말했다. 일반화할  없지만 한국의 포지셔닝이 어떤 방향으로 잡히고 있는지    있는 대목이었다. 

  • 미용실에 갔다. 한인 미용실이었다. 음악 선곡이...노래 제목이 정확히 기억 안나는데  유명한 발라드를 가곡같은 스타일로 부르는 노래였는데 미국에서 운영되는 한인 가게들에서 느껴지는 바이브와 정말  어울렸다. 모든 것을 레트로로 만들어버리는 느낌..? 한국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는데 가위나 미용도구들을 파란색 소독액에 담가놓고 있어 신기했다. 그리고 전압이 달라서인지 아니면 기계의 차이인지 바리깡의 소리가 훨씬 조용했다. 이곳에서는 네일샵과 헤어샵을 같이 운영한다.
  • 예약할  Yelp 이용했는데 Yelp 의뢰를 남기면  업체만 연락이 오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비슷한 가게에서 일종의 견적같은 것을 보낸다. 단순히 리뷰, 예약 서비스인  알았던 Yelp 견적 BM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Yelp 정말 많이 사용하는데 식당, 미용실을 찾거나, 레슨을 구할 때도 Yelp 이용한다. 한국의 망고플레이트 서비스가 종료되는 것을 보고 네이버 지도를 신뢰할  없었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어떤 점이  차이를 만들었는지 궁금해진다.

  • 회사 근처 중국집에서 탕수육을 먹었는데 기가막혔다. 탕수육의 이데아가 있다면 이런 맛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탕수육이었다. 너무 급하게 먹느라 사진은 찍었다. 찹쌀탕수육이 치는 시대에도 꿋꿋이 오리지널 탕수육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미국에 있는 한인 가게들을 방문하면 옛날 한국의 정취를 아주 잘 간직하고 있는게 느껴진다. 아주 어렸을 때, 그 때는 슬슬 사라지기 시작했던 80-90년대의 유산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느낌이라 갈 때마다 신기하다. 나가는 출입구에 자판기 커피도 있는데 $2다. 

  • 샌드위치가 정말 맛있다. 맛있는 방식이 다른데 재료 하나가 특출나게 맛있다(ex) 아보카도 샌드위치) 같은 방식이 아니라 까딱하다 맛없을 있는데 은은하게 맛있는 맛이다. 빵도 까딱하다가 푸석하게 느껴졌을텐데 약간의 버터향이 고소하게 만드는 느낌?
  • 사실 In-N-Out도 비슷한 것 같다. 강렬한 맛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재료 하나하나가 신선하고 조화로워 계속해서 먹을 수 있는 느낌이다. In-N-Out은 어딜가도 줄이 엄청 길게 서있다. 집 근처에 늦게까지 여는 곳이 있어 들렀는데 정말 줄이 길다. 거의 30분은 기다렸던 것 같다. 두 가지때문에 당황했는데 일단 Drive-Thru의 창이 조수석 쪽으로 나와있다. 나는 혼자 갔기에 팔이 안 닿아 기어를 P로 바꾸고 벨트를 풀어 음식을 받아야 했다. 내가 잘못 온건가 싶어 집에 와서 찾아봤는데 이런 글을 찾을 수 있었다. 종종 이런 경우들이 있는 것 같다. 

  • 그리고 나와서 펼쳐보는데 나의 애니멀 스타일 프라이가 빠져있었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는건지 확인하기 위해 검색해보니 또 이런 글이 나온다. 미국 드라이브 스루로 주문할 일이 있다면 절대 조급해하지말고 받은 음식을 확인하고 출발해라. 다시 줄서려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 
  • In-N-Out에는 시크릿 메뉴가 굉장히 많다. In-N-Out의 시크릿 메뉴를 정리한 글이다. 이 In-N-Out의 시크릿 메뉴가 미국의 힘을 잘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생활을 오래한 분과 이야기 나누다 내가 한 달동안 지내며 느낀 한국과 미국의 차이에 대해 말씀드렸다. 나는 한국은 "오뚜기"같은 문화라 표현했다. 일단 무엇을 해도 기본이 되고 매우 편리하다. 그래서 적당한 카레와 적당한 스파게티 소스, 마요네즈가 필요한 사람에게 오뚜기만큼 훌륭한 옵션이 없다. 

카레. 오뚜기 카레가 없어 골든 커리를 썼다.

  • 근데 만약 당신이 진정한 커리 애호가라면, 이탈리아의 정통 까르보나라를 만들고 싶다면, 아주 풍미가 풍부한 마요네즈를 찾아 헤매고 있는 사람이라면 오뚜기는 그 갈증을 절대 해결해줄 수 없다. 
  • 미국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마음껏 자신의 취향을 개발하고 즐길 수 있다. 예전에 어떤 에세이에서 일론 머스크나 리처드 브랜슨 같은 부자들이 유별난 성격과 취향을 갖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그런 성향의 사람이 부자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얻어낸 부가 그들의 성격과 취향을 증폭시켜줬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 미국 문화에 적용될 수 있는 설명이다. 자원이 풍부한 이곳에서는 누가 자원을 관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저냥 취향을 탐색하면 마치 코스트코를 갔을 때처럼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오뚜기처럼 적절한 수준으로 큐레이팅 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만의 안목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안에서 어떤게 좋고 나쁜지 구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안목이 있다면 정말 많은 것을 싸고 풍부하게 얻을 수 있다. 
  • 지난 글에서 내가 다니는 헬스장을 소개했다. 스트렝스 트레이닝에 최적화된 이 곳에는 스트렝스에서 최신 유행하는 운동을 할 수 있는 정말 대부분의 기구가 완비되어 있다. 그래서 구글에서 어떤 정보나 팁을 찾았을 때 바로 실행해볼 수 있다. 만약 내가 이 짐을 찾지 못했다면 LA Fitness같이 사람들 대부분이 가는 짐에서 긴 줄을 서가며 내가 원하지 않는 운동을 해야했겠지만 나는 이 짐을 찾아냈고 그 혜택을 정말 잘 누리고 있다. 
  • 이 과정을 겪으며 영어라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 효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짐을 다니며 운동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기능성을 포기하지 않되 심미적인 것도 추구하고 싶고, 또 동시에 세트의 무게를 조정하는 것이 너무 번거롭지 않은 프로그램을 찾고 있었다. 구글로 이런저런 검색을 하다가 이런 웹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스트렝스에서 유명한 짐 웬들러의 531 프로그램의 스케줄을 한 번에 짜주는 웹사이트였다. 그리고 여기서 531 Beach Body Challenge라는 내가 딱 찾고 있던 조건의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었다. 이 땅에는 나같은 고민을 하고 있던 누군가가 먼저 있었던 것이다. 
  • 한국에서는 구글, 네이버 검색을 열심히 해도 결국 다른 케이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여서 적용할 수 없었는데 여기서는 정말 나에게 딱 맞는 케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내가 한국에서 검색에 들였던 시간이 비슷했음에도 훨씬 좋은 정보를 얻게 되는 경우가 정말 많았다. 영어 사용자들은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고, 그 정보를 접한 사람이 새로운 영어로 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느낌이었다. 영어 사용자가 상시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네트워크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 예전에 우리가 잘아는 스타트업의 원칙들이 사실 이 땅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던 것과 비슷하게 세상의 많은 정보들이 미국 땅과 미국 사람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지식과 실행의 괴리가 적다. 궁금하면 찾아보고, 검색 결과를 알게 되면 바로 실행할 수 있다. 그래서 혹시라도 당신이 꽤나 당신의 취향을 잘 알고 있고, 그 취향을 더 깊고 뾰족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미국을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 꽤 미국 네트워킹을 잘하고 있다. 2주 연속으로 다른 종류의 네트워킹 행사에 다녀왔는데 스스로 생각해도 전혀 꿀리지 않고 분위기와 행사를 잘 주도했다. 이번 주에 다녀온 행사는 아마존 셀러들이 정보를 교류하는 행사였다. 어이없는 사실은 이 행사에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아마존 셀러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Youtube에서 30분만 찾아봐도 나올 내용들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는데 그런데도 일단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그들의 용기가 참 대단했다. 나도 잘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여기서는 거의 컨설턴트 수준이었다. 그래서 아예 나도 나를 세일즈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꿔서 내가 가진 정보를 나눠주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라로 메시지를 변경했다. 의외로 이런 식으로 첫번째 매출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행사는 다운타운 쪽에 있는 한 브루어리에서 열렸는데 맥주가 정말 맛있었다. 추천받은 Hazy한 IPA였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미국(or 캘리포니아)에서는 추임새를 정말 많이 넣는다. (그냥  나라 사람들은 침묵을  견디는  같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으로서 가장 어려운 부분 역시  추임새다. 처음 들어보는 추임새와 맞장구에 당황하며 그들이 하는 추임새를 그대로 따라하며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다. 예전에 르세라핌 영상에서 카즈하가 말끝을 따라하는 것을  적이 있는데 그렇게  수밖에 없다. 직원에게 IPA를 추천받을 때 어느새 추임새를 넣고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혀 뜬금없는 곳에서 발견한 한글 스티커. 브루어리 화장실에 뜬금없이 이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만약 한국 사람이 한 것이라면 이 스티커를 들고 여기까지 와서 붙인 정성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 이 행사에서 만난 어떤 분이 자신은 한국이 너무 좋다며 3년 연속 한국을 다녀왔다며 나보다 더 한국에 진심이어서 신기했다. "Korea is the best country"라고 말하는데 그 전날 있었던 미국이 Best Country라며 동맹국들은 무시해도 된다고 말한 트럼프 지지자와의 저녁이 떠올랐다.
  • 그 전날 같이 저녁을 먹은 상대방은 한인 2세의 30-40대의 남성이었다. 아주 열정적인 트럼프 지지자였다. 그가 펼치는 주장과 근거들이 한국의 20대 남성들과 너무나도 닮아있어서 흥미로웠다. 이 사람과 대화하며 나의 부족한 영어 실력이 너무 안타까웠다. 한국어로 훨씬 더 깊고 많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 생각의 일부밖에 전달하지 못하는 점이 참 답답하고 억울했다. 네트워킹 행사같은 곳에서는 영어를 잘한다고 칭찬받지만 이런 종류의 대화의 대화에서는 훨씬 섬세하게 메시지를 전달해야하다보니 답답한 부분이 많았다. 
  • 크리스천이며 트럼프 지지자인 이 사람이 내게 Agnostic이냐 Atheist냐 물으며 Agnostic의 뜻에 대해 설명하는데 아니..불가지론에 대해 내가 할 말이 얼마나 많은데 이 단어를 아는지 확인받고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빡쳤다. 처음에는 내가 가진 정보들을 최대한 동원해 나의 생각과 의견을 전달하려 했으나 일단 영어로 이를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상대방이 수용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아예 전략을 바꿨다. 
  • 트럼프 지지자, 음모론자 등을 만났을 때 좋은 대처방법인데 절대 그들의 주장에 반박하지 마라. 그냥 물어봐라. 이런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강력한 근거와 논리로 똘똘 뭉쳐있고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선동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주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부분들에 대해 질문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준비된 태도로 대답하는데 좀만 더 캐묻다보면 자가당착에 빠진다. 복잡한 질문보다는 어떻게 정의하냐, 왜 그렇게 생각하냐를 중심으로 물어보면 된다. 
  • 예를 들어
    • 바이든의 정책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 -> 경제를 망친다는 것은 어떻게 정의하냐? -> 인플레이션, 집값 상승 등등 -> 인플레이션은 왜 발생하냐?  Ukraine War? -> 맞다. -> 트럼프는 푸틴을 강력하게 지지하지 않았냐? 너는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것 아니었냐? 그러면 너는 러시아가 더 확장되기를 원하는 것이냐?
    • 세금을 너무 많이 걷어간다! -> 세금을 많이 걷으면 왜 문제가 되냐? -> 열심히 하는 사람 돈을 뺏어서 열심히 안 하는 사람 돈을 줘야한다. -> 열심히 안 사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맞나? -> 그렇다. -> 그러면 아예 죽여버리면 안 되는건가? 정부가 나서서? 정부가 나서서 죽이는 것과 자연스럽게 도태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무슨 차이가 있나? 그리고 산 사람이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것이 괜찮은거라면 낙태는 왜 반대하는 것이냐? 
  • 캘리포니아에서 만나기 힘든 트럼프 지지자였어서 나에게도 새로운 자극이 되었고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다만, 나는 자신의 믿음에 지나친 확신이 있는 사람은 경계한다. 자신의 생각과 견해가 절대적이고 틀릴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진심으로 교육 수준이 부족한 것이라 생각한다. 인류의 역사에서 모든 사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었던 진리가 바뀐적이 얼마나 많은데 이 사실을 간과하고 다시 또 자신이 믿는 것만이 진리인 것처럼 굴 수 있는 것일까? 천동설을 믿을 때 사람들은 진.심.으로 믿었다. 우리가 지금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아인슈타인이 나오기 전까지 시간과 공간의 절대성에 대해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전세계에는 수천개가 넘는 결혼제도가 존재하고 이 세상의 만 명중 한 명은 생식기나 염색체가 혼재한 간성으로 태어난다. 이러한 사실들을 간과한채 자신이 바라보는 세계가 진리이고 그것이 틀릴 리 없다고 단정지어 말하는 것은 그냥 역사학, 인류학적 소양이 부족한 것이라 생각한다. 
  • 네트워킹 행사에서 교류할  링크드인 스캔 기능을 활용한다. 한국에서는 QR 사용경험이 좋지 않아 항상 아쉬웠는데 링크드인은 매우 편리하다. 검색 칸에 바로 스캔 탭을 만들어놓아서 그런 . 카카오톡 친구추가의 불편함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링크드인의 이러한 UX 얼마나 훌륭한지  느낄  있을 것이다.
  • 이번에 ios17에 name drop 기능이 업데이트 된다고 하는데 이후에는 어떻게 바뀔지 너무 궁금하다. 뉴스로 접하는 새로운 기술들을 이곳에서는 빠르게 접할 수 있다. 한국과 비교하자면 한국은 예전에 고종이 전구를 들여올 때처럼 처음 들어오는데 오래 걸리지만 들어오면 일단 빠르게 퍼진다. 반면 미국은 퍼지는 것은 알아서 개인들이나 기업들이 해결한 문제이고 경험은 빨리 해볼 수 있다.
  • 베니스 비치에 다녀왔다. 미국의 "낙천적인 분위기"만 뗴어 도시로 빚으면 이 곳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꽉찬 동네다. 괜히 바비가 LA에 온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느낀다. 동화같은 바비월드와 그나마 가까운 현실 세계를 꼽자면 이 곳이 아닐까. 여기서도 피클볼을 많이 치고 있다. 그 유명한 머슬비치도 구경했는데 몸 좋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열심히 비치바디 챌린지를 해야겠다. 지나가는데 청하의 벌써 12시가 기념품 샵에서 흘러나온다. 내가 청하였으면 정말 기뻤을 듯. 

  • 베니스 비치에 있는 한 식당에 들러 음료만 마셨는데 무슨 건강 주스인데 제대로 흙맛이 난다. 동행한 분이 시킨 내츄럴 와인은 내츄럴 와인답지 않게 시큼하지 않고 기분 좋은 맛이었다. 정말 매장도 이쁘고, (이쁘고) 힙한 사람도 많다. 

  • 태권도장이 엄청 인기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잘 체감하지는 못하겠다. 일단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많은 태권도장을 보지는 못했다. 밖에 그려져 있는 독수리가 귀여웠다. 

  • 근처에 있는 중국 슈퍼마켓에 갔는데 진짜 들어가는 순간부터 중국의 향이 확 느껴진다. 이곳에 있는 동안 중국요리를 연습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중국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향신료와 식재료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참외와 한국의 씨앗을 파고 있어 반가웠다. 중국에도 씨앗이 많을텐데 왜 한국어로 된 씨앗이 있는걸까? 알고보니 이 씨앗회사가 글로벌 유통망을 다 뚫은 알짜배기 회사는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봤다. 

  • 따로 계량할 필요 없는 버터. 너무 좋은 아이디어이다.

  • 미국에서는 통조림에 따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오프너를 사용해야 한다. 그 외에도 일 편하게 하기 좋아하는 미국인들은 다양한 도구를 두는데 우리나라의 감자칼 같은게 모양이 달라 처음 사용할 때 꽤 애먹었다. 이리저리 굴러보며 어떻게 쓰는 것인지 탐색했는데 마침내 사용법을 알아냈을 때는 돌을 갈면 간석기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원시인마냥 기뻤다. 

  •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온다고 방을 바꿔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원래 친절한 집주인 분이어서 호의로 바꿔줄 있지만 협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곳에서는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쟁취해야 한다. 그냥 받아들이고 좋게 해준다고 알아주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바를 말했고 다행히 잘 수용해줘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조정할 수 있었다. 
  • 스타벅스에 신기한 메뉴가 많다. 무슨 아사히베리 리프레셔인데 물을 애플주스로 바꿔먹을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