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버리힐스에 있는 그레이스톤 맨션이라는 곳을 다녀왔다. 석유재벌이 아들에게 선물한 저택이라는데 크기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지금은 시 소유라고 하는데 예전에 이 저택을 직접 관리했을 때는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었을지 가늠하는 것조차 어렵다. 정원에서는 웨딩 촬영이 한창이었는데, 정말 클리셰스러운 들러리의 복장이 제밌었다. 하늘색 파스텔 톤의 장식적인 주름이 많이 들어간 드레스를 입고 들러리 사진을 찍고 있는데, 대부분의 결혼식이 전형적이게 되는 것은 이 곳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버리힐스 쪽에 가다보면 클래식카를 많이 보게 되는데 가족 단위로 클래식카를 탄 가족을 발견해 흥미로웠다. 이 저택과 잘 어울리는 빨간색의 클래식카에 가족들 모두 멋스럽게 꾸몄는데 아빠로 추정되는 남자의 바지핏과 스카프의 조화가 아주 기가 막혔다. 그리고 아이들도 굉장히 유니크한 패턴의 치마를 입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회사 근처에서 서커스 공연이 열리고 있다. 이런 서커스스러운 서커스가 아직도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영화 AI에 나오는 세기말 감성의 서커스장 생각이 났다. 안에 들어가보지는 않았는데 밖에 걸려있는 포스터를 보니 여러대의 오토바이가 줄지어 달리는 종류의 묘기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공연자들의 사진을 보니 히스패닉계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였다.
All Gender Room에서의 고민. 옆에는 All Gender 표시와 Women 표시가 붙어있는 화장실과 그 맞은편에 All Gender와 Men 표시가 붙어있는 화장실이 있다. 둘 다 누군가 사용하고 있고 내 뒤에는 다른 사람이 줄 서있다. 이 상황에서 Women 쪽 사람이 먼저 나오면 나는 그곳으로 들어가야할까? 아니면 살며시 다른 일 있는 척 줄에서 벗어났다가 뒷 사람의 선택을 먼저 볼까? 이런 고민을 하며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All Gender Men 표시가 붙어 있는 곳에서 먼저 사람이 나왔다. 이곳 캘리포니아에서는 별로 신경 안 쓸 것 같긴한데 스스로 생각하기에 뭔가 애매한게 있어서 이럴 때 고민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캘리포니아는 물이 부족해서 그런지 Water-Free인 소변기가 많다. 물 내리는 버튼이 없어 당황할 때가 있다. 한국의 예비군 훈련소에 있는 화장실 대부분도 비슷한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다행히 이 곳은 같은 Water-Free여도 훨씬 쾌적하다.
회사 앞 나무에 레몬이 열렸다. 레몬트리 어렸을 때 들었던 레몬트리 팝송이 생각났다. 한국어로도 리메이크되고 중학교 때 처음 듣고 수능특강 강의들을 때도 들었을 정도로 꽤 자주 들었던 노래같은데 아예 잊고 살고 있었다.
날이 풀리니 밖에 나가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 한국에서는 전혀 캠핑에 관심이 없었는데 캠핑이 생활과도 같은 이 곳에서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눈이 간다. 캠핑장비를 보다보니 큰 차가 필요해지고, 큰 차를 보관해야하니 차고가 커지고 차고가 커지니 집이 커지는 미국식 소비주의에 덫에 빠져든 느낌이다. 전혀 관심 없었던 픽업트럭들이 요즘 들어 눈에 들어온다. 미국에서는 차 위에 설치하는 텐트가 있는데 얼마 전 대표님이 이 텐트를 차에 설치하는 것을 도와드렸다. 무게가 상당해서 저거 올리면 연비가 장난 아니게 나빠질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원래 차 자체가 거의 장갑차 수준으로 크고 무거우니 애시당초 연비는 고려대상이 아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날이 풀리니 곳곳에서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맨해튼비치에 다녀왔다. 배구를 하고 싶어 모래사장에 있는 여러 개의 배구공 중 하나를 쓸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진행되고 있는 토너먼트를 위한 공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직접 배구공을 들고올 생각이다. 서핑으로 유명한 LA답게 파도가 센 편이다. 계절도 계절인지라 물에서 노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작년 여름의 기억을 떠올려봐도 한국과 비교했을 때 물 안에서 노는 사람 비율이 엄청 많았던 것 같지는 않다. 대부분 모래사장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주변을 뛰거나 발리볼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약간 한국에서 한강을 이용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여기 사람들은 바다를 대하는 느낌이다. 물론 한국과 비교했을 때 몇 배는 더 한적하다.
주변에 있는 상점들을 구경했다. 미국의 중년 여성들한테 인기 있다는 브랜드 매장을 들렀는데 인기있다고 하는 제품들의 스타일이 한국과 정말 다르다. 이전에 BBQ 황금 올리브 치킨에 대한 평을 들었을 때와 비슷하게 미니멀한 느낌이 훨씬 덜 선호된다. 한국식의 깔끔하고 무난한 디자인보다는 자수가 있든, 레이스가 있든, 색깔이 요란하든 뭐 하나 튀는게 있어야 선택받는다. 뉴욕이나 시카고 같은 도시가 아닌 정말 대중적인 미국 인구가 추구하는 패션 느낌은 약간은 빈티지스러운 잡화점 느낌 + 보헤미안 약간을 섞은 바이브다. 워낙 다양하다보니 미국 스타일은 어때라고 규정짓는 것이 우스운 일이긴하지만 한국에서는 전혀 인기 없을 이 느낌이 여기서는 확실히 선호되고 인기 있는 스타일이다.
la에 잇는 스투시 매장 다녀왔다. 거의 한시간을 기다려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대부분 관광객이거나 부모님과 같이 오거나 부모님한테 받은 용돈으로 사러온 연령대의 고객이 많았다. 브랜드가 소구하는 찐 보더스타일의 힙한 사람은 보기 어려워서 이제 어느 정도 대중픽이 된 브랜드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다리는 줄에 한국인 비율은 유의하게 높았고 걔중 한 무리는 나름 유명한 사람들인지 지나가던 다른 한국인이 같이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봤다. 남자 아이돌처럼 보였는데 내 관심사는 아니어서 더 알아보지는 않았다.
매장에 들어갔는데 도대체 누가 직원인지 모르겠어서 사이즈 있는지 물어보기 주저되었다. 직원들이 일을 하는건지 자기들끼리 노는건지 모르겠는 바이브로 있어 처음에는 쇼핑하러 온 고객 중 한 명인 줄 알았다. 스투시 옷도 섞어서 입고 있었겠지만 별로 잘 드러나지 않고 그냥 멋있어보이는 옷을 입고 있어서 그냥 직원들을 통해 매장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게 이 곳의 전략인가 싶었다. 이런 직원들은 어떻게 뽑는건지 궁금했다. 면접볼 때 입고온 옷을 보고 정하려나.
스투시 매장과 근처에 있는 빈티지 가게 매장을 들렀는데 정말 보물창고 같은 곳이었다. Pinterest같은 곳에서 보던 아메리칸 빈티지가 가득하다. 자주보는 칼하트 자켓만 해도 엄청난 종류로 다양하게 있었고 밀리터리 자켓 종류의 옷도 미국 본토의 느낌 그대로 아주 다양한 종류가 구비되어 있었다. 그 옆에는 축구 유니폼만 파는 매장이 있었다. 사람들 입고 다니는 것부터 매장까지 확실히 이 쪽 거리는 트렌디한 느낌이 드는 동네였다.
워런버핏이 환상적인 사업이라 극찬한, 버크셔 해서웨이에 엄청난 수익(수익률이 8000%라고 한다)을 가져다준 시즈캔디를 먹어봤다. 맛있긴한데 그 정도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맛이었다. 약간 인앤아웃을 먹을 때의 느낌이랄까? 맛있고 재료가 좋은 것이 확실히 느껴지기는 한데 장르의 한계를 못 벗어나는 느낌. 맛있는 초콜릿, 맛있는 햄버거인데 눈이 뜨일 정도로 탁월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 근데 생각해보면 이런 정도의 퀄리티와 완성도가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의 특징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데이비드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 보는데 본 그날에도 다녀온 도로가 영화에 나온다. 요즘 Sunset Blvd 쪽 갈 일이 많았는데 그 길을 따라 영화에 나온 식당을 찾아가보면 재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제목 Mulholland Dr도 LA에 있는 도로 이름이었다. 굳이 이 도로 때문에 찾아갈 일은 없겠지만(그리고 그렇다고 해도 막상 별 감흥이 없을 듯) 지나가다가 보게되면 왠지 반가운 마음이 들 것 같다. 영화에서 나온 벽 뒤에서 괴상한 모습을 한 사람을 발견한 식당은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찾아보니 이렇게 영화에서 나온 장소들을 정리해준 사이트가 있다. 식당은 문을 닫았다고 나온다. LA를 배경으로 영화를 찍는 감독들이 많다보니 할리우드가 아니더라도 가볼 곳이 많다는게 LA에서의 또 다른 재미인 것 같다.
https://movie-locations.com/movies/m/Mulholland-Drive.php
Filming Locations for David Lynch's Mulholland Drive (2001), in Los Angeles.
Travel guide to film locations for David Lynch's Mulholland Drive (2001), in Los Angeles.
www.movie-locations.com
집 앞에서 다이소같다고 아주 애용하던 99cent store가 문을 닫는다. 우리 동네 지점은 잘 되는 것처럼 보여 전혀 감이 없었는데 이 99Cent only 기업 자체가 파산신청을 했다고 한다. 말로만 듣던 Chapter 11이라는 단어를 기사에서 볼 수 있었다. 오프라인 스토어가 힘들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아마 최근 들어 더 공격적으로 세를 넓혀가는 TEMU의 등장이 가장 큰 타격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LA의 자바 시장에도 많은 한인들이 패션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이 쪽도 중국발 SHEIN의 확장으로 비즈니스가 쉽지 않다고 한다. TEMU와 SEHIN, 한국에서는 Ali가 압도적인 가격과 물량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혀가는 모습을 보면 다시 한 번 절대 중국이 못하는 비즈니스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산이라 했을 때 사고 싶지 않아지는 분야의 사업을 해야지만 기회가 있을 것 같다.
https://www.latimes.com/business/story/2024-04-12/99-cents-only-workers-resources
L.A. to provide resources to hundreds of 99 Cents Only workers losing their jobs
Los Angeles Mayor Karen Bass said the support would extend to employees who work at the discounter's more than 30 stores in the city.
www.latimes.com
하니뷰 카페. 뉴진스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서 하니가 이 곳 앞에서 촬영한 영상을 본 적 있는데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 들렀던 KTown의 한 바에서는 뉴진스라는 이름의 칵테일을 팔고 있었다. 하니처럼 상큼한 느의 칵테일이었다.
코첼라가 정말 큰 페스티벌이긴 한 것 같다. LA에서 모임이 있었는데 코첼라 주간이니 주차가 조금 더 편할 수도 있을 거라는 메시지가 적혀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코첼라를 보러가는 것 같았다. 이전에 만난 한국 문화에 관심이 굉장히 많은 친구도 같이 점심 먹자고 물었더니 코첼라에 와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기회가 된 김에 그 친구에게 지금 한국에서 화제인 르세라핌의 무대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한다. 블랙핑크의 무대를 10점이었다고 하면 한 2점 정도 될 것 같다고. 그 친구는 르세라핌보다 ATEEZ에 더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ATEEZ가 한국 밖에서는 거의 BTS 다음 수준으로 인지도가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확실히 그런 것 같았다. 마치 Kpop 시장에서의 Beauty of Joseon이랄까.
대대적인 간판정비 사업을 했던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간판. LA 코리안타운 가면 보는 간판들. 정말 손으로 쓴 것 같은 오래된 간판들을 쓰는 곳이 대부분이다.
오이맛 게토레이. 근데 그냥 오이향이 아니라 오이 풋내가 느껴지는 진짜 진한 오이향이다. 아니 어떻게 이거를 만들 생각을 했는지.
매번 느끼지만 미국 영화관은 팝콘이 비싸고 맛없다. 영화 티켓값이야 한국도 올라서 미국이 유달리 비싸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 미국은 정말 비싸다. 그래서 그냥 영화를 보는데, 영화 보고 집에 오는 길에 옆 자리에서 먹던 팝콘이 너무 맛있어보여서 오는 길에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팝콘을 샀다. 대충 매뉴얼을 읽고 눈에 들어온대로 4분을 돌렸는데 전자레인지에서 악마가 나왔다. 다시 매뉴얼을 읽어보니 Less thatn 4minutes이고 보통 1분 남짓이면 대부분 충분하다고 적혀있었다. 아, 미국 사람들은 중요한 걸 먼저 말한다고 하던데 그러면 1분을 먼저 앞에 써야하는 것 아닌가. 안 그래도 환기 잘 안 되는 미국 주택에 탄 냄새가 진동을 했다. 다행히 Fire Alarm이 꺼져 있었는데 안 그랬으면 멀리서만 보더 미국 소방차를 가까이서 볼 뻔했다.
지난번에 들린 터키 음식점을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카이막을 먹으러 갔다. 보니 메뉴에서 카이막을 팔지는 않고 같이 팔고 있는 식료품 중에 카이막이 있었다. 식사를 하고 카이막을 사서 집에 왔다. 이 날은 식사 메뉴뿐만 아니라 터키식 커피와 디저트를 시켰는데 사과?로 만든 디저트가 흥미로웠다. 황도 복숭아에 깨송편 속을 넣은 느낌의 맛이었다. 그리고 커피가 굉장히 진했고 커피 옆에 내준 터키식 딜라이트가 굉장히 달달하면서 계피같은 향신료가 들어 있어 복합적인 맛을 느낄 수 있어 흥미로웠다.
회사에서 바베큐 파티를 했다. 미국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프로판 가스가 훨씬 자주 사용되는데 최근 들어서 부탄 가스를 찾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멕시코식 돼지고기와 삼겹살을 구워서 다른 음식들과 함께 먹었다. 불판 좀 더 키우면 미국에서 인기 있는 한식 베이스의 타코 트럭, Kogi Korean BBQ랑 꽤 비슷해보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동료의 송별회를 위해 전형적인 미국 바베큐 프랜차이즈를 들렀는데 양이 어마어마하다. 앞에 다른 약속이 있어 한 시간정도 늦게 합류했는데 방금 나온 음식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엄청난 양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양과 크기가 잘 안 와닿을 수 있는데 사진 속 하얀색 소스는 샐러드 드레싱용인데, 거의 무슨 국그릇만한 크기에 담아왔다. 샐러드 드레싱이 저 정도이고 다른 음식과 사이드 메뉴의 양도 그에 비례하여 컸다.
어떤 주제로 전혀 공통점 없을 것 같은 이 네 사람을 섭외한 것인지 궁금했다.
AI관련해서 사람들이 자주 떠올리는 아이템인 것 같은데 광고에 나와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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